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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300조라는데… 개미들은 美지수에만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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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2. 28. 18:01

S&P500;·나스닥100에 자금 집중
AI 인프라 빅테크 기업 실적 늘며
'고수익·안정적 투자처' 인식 커져
금리 인하 전망에 추가 상승 기대
연초 이후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상품은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미국 기업들의 성장 기대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리며 S&P500과 나스닥100 등 미국 지수로 투자 자금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코스피가 연초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에 대한 중장기 기대가 유지되면서 해외지수 ETF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주식형 ETF 중에서 연초 이후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상품은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였다. TIGER 미국 S&P500에 4조1423억원이 유입돼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고, 이어 KODEX 미국 S&P500(2조8809억원), KODEX 미국나스닥100(2조3285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1조8327억원) 등도 자금 유입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자금이 집중된 배경으로는 인공지능(AI) 산업을 둘러싼 투자 기대가 꼽힌다.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가시성이 높아졌고, 이는 S&P500과 나스닥100 지수 전반의 기대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연말·연초 증시 강세를 기대하는 이른바 '산타 랠리'에 대한 심리도 매수세를 자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상품으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S&P500이 꼽힌다. 이 상품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미국 대형 우량주 500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구조로, 국내 상장된 해외지수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다. 순자산은 약 12조6000억원 수준이며, 연초 이후 약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총보수는 연 0.0068%로 낮은 편이어서, 미국 시장 전반에 장기적으로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S&P500은 2021년 4월 상장된 S&P500 지수 추종 ETF다. 미국 대형주 전반의 흐름을 반영하는 상품으로, 순자산 규모는 약 7조원 수준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약 14%대로 집계됐으며, 총보수는 연 0.0062%로 TIGER 미국S&P500보다 소폭 낮다. 비교적 낮은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미국 대표지수에 안정적으로 투자하려는 투자자들의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는 2010년 10월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이 있다. 국내 나스닥100 ETF 중 가장 오래된 상품이며 순자산은 약 7조원에 이른다. 아마존, 알파벳,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대표 기술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연초 이후 수익률은 약 18%대다. 배당소득세로 분류돼 과세 구조가 일반 해외지수 ETF와 다르며, 장기간 운용 이력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미국 기술주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나스닥100은 2021년 4월 9일 상장된 나스닥100 추종 ETF다. 순자산은 약 4조원이며 연초 이후 수익률은 18%대다. 총보수가 낮아 장기 투자 관점에서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를 통해 미국 기술주 전반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2026년 증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과 인플레이션 흐름,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꼽고 있다.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이 제시한 2026년 말 S&P500 지수 목표치는 7100~8100선으로, 중장기적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S&P500 기업들의 내년 실적 전망을 감안할 때 지수 예상 밴드는 6550~7200포인트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정부·기업 투자 확대의 수혜가 예상되는 인프라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존재하지만 기업 펀더멘털 개선 여력과 유동성 환경이 맞물리면서 미국 증시가 지수 반등 동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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