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발의 꿈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보여준다. 지금의 우주 선진국들도 수많은 실패와 좌절, 시행착오를 통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일단 발사체를 목표 고도까지 올려놓은 것만 해도 엄청난 성과로 평가된다. 정부는 첫 발사 과정을 통해 드러난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보완해 내년 5월 두 번째 발사에 나선다.
1조9572억원이 들어간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제작과 시험, 운용까지 모든 과정을 순수 우리 독자 기술로 일궈낸 첫 발사체다. 이번 발사에서 완벽하게 성공했다면 한국은 1t이상의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린 7번째 중대형 발사체 운용국가가 될 수 있었다. 우리 자력으로 우주에 발사체를 보낼 수 있는 명실상부한 우주 자립국가의 시대를 열 수 있었다.
누리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항우연)을 중심으로 300여개 국내 기업과 약 500명의 인력이 국내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탑재 중량도 나로호의 15배인 1.5t으로 늘었고 목표 고도는 600~800㎞로 두 배 길어졌다. 다만 우주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기술력이 아직은 60~80%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반도체를 비롯해 배터리, 전기차, 원전 등 전략산업에서 이미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항공우주산업 강국 도약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를 갖추고 있기에 항공우주산업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도전할 만하고 국가안보와 군사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번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정부가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들과 손잡고 내년 2차 발사 때 미완의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