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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은 전염병에 어떻게 대처했나...‘역병, 일상’展

선조들은 전염병에 어떻게 대처했나...‘역병, 일상’展

기사승인 2021. 11. 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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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까지 국립민속박물관…노상추일기 등 첫 공개
2부 일상-역병(1)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역병, 일상’ 전시 전경./제공=국립민속박물관
역병(疫病), 즉 전염병은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류를 괴롭히는 장애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이 지속하는 시점에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을 공포에 떨게 한 역병과 질병 대처법을 다룬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역병 속에서도 일상을 지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역사와 민속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특별전 ‘역병, 일상’을 오는 24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전시장은 역병이 반복된다는 의미에서 무한을 상징하는 기호인 ‘∞’ 모양으로 꾸며졌다. 자료 158건 353점이 배치됐다. 역병에 관한 기록, 옛사람과 현대인이 역병에 대응한 자세, 역병 속에서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벌인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

역병 상황을 알려주는 기록 중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보관 중인 ‘노상추일기’와 한국학중앙연구원에 있는 ‘묵재일기’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노상추일기는 서산와 노상추가 1763부터 1829년까지 67년간 기록한 일기이며, 묵재일기는 묵재 이문건이 1535년부터 1567년까지 17년간 쓴 일기다. 조선시대 역병에 대한 인식과 치료법 등이 기록되어 의학사적으로 귀중한 자료들이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에도 ‘두창’과 ‘여역’(돌림으로 앓는 열병)이라는 단어가 빈번히 등장한다.

나훈영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정사와 일기에 두루 나오는 역병 기록은 고단했던 인간 생활을 선명히 드러낸다”며 “묵재일기와 노상추일기를 보면 조선시대 사람들의 역병에 대한 치료법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연두를 두려워한 사람들은 ‘마마배송굿’이라는 의식을 통해 역병이 도는 것을 막고자 했다. 역병을 싣고 떠날 말인 상마(上馬)를 짚으로 만든 뒤 굿을 하고 무속 도구와 짚말을 태웠다.

전시에서는 짚말과 함께 천연두 예방을 위해 종두(種痘·백신 접종)를 강조한 20세기 초반 선전가 자료, 19세기 후반에 활동한 프랑스 인류학자 샤를 바라가 책 ‘조선기행’에서 소개한 조선인의 이색 콜레라 처방도 볼 수 있다. 조선기행에 따르면 조선인은 콜레라를 쥐로부터 유발한 통증으로 여겨 대문에 고양이 그림을 붙였다.

이번 전시는 전염병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다시 함께하는 가치’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고 제안한다. 조선시대 시골 양반이 역병으로 흉흉해진 마을이 안정되기를 바라며 지은 제문과 오늘날 동네를 도는 자율방범대의 방역 활동이 잇닿아 있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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