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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지옥’ 연상호 감독 “아주 원초적인 것들이 인간다움이라 생각해요”

[인터뷰] ‘지옥’ 연상호 감독 “아주 원초적인 것들이 인간다움이라 생각해요”

기사승인 2021. 11. 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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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이 ‘지옥’으로 ‘넷플릭스 오늘 전 세계 톱10 TV프로그램(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제공=넷플릭스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인간의 나약하면서도 강한 본성을 다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으로 전 세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9일 공개된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사이비 종교 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연 감독이 스토리 집필을 맡았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이 작품은 공개 하루만에 ‘넷플릭스 오늘 전 세계 톱 10 TV 프로그램(쇼)’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다음날 21일 ‘아케인’에 밀려 2위로 내려섰지만, 22일부터 다시 정상을 달리고 있다.

뜨거운 초반 반응에 연 감독은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2위 정도로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자고 일어나니 글로벌 1위가 돼 있어 어리둥절했다”라며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극중 새진리회와 대중을 선동하고 폭력을 자행하는 집단 화살촉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연상시키며 기시감을 안겨준다. 자연적인 현상이 신의 뜻이라 주장하는 쪽과 이를 의심하는 쪽, 통제할 수 없는 두려움 앞에 놓인 이들이 각자의 신념에 따라 맹렬하게 충돌하는 모습은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그는 “실제 벌어질 법한 사건으로 보여지는게 중요했지만 기존 특정 사건을 직접적으로 떠올리는게 하는 설정은 뺐다. 내가 느끼고 경험한 것들이 중요한 모티브가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소 불친절한 내용 전개로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선 “작품속 생소한 세계관에 빠져들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구상할 때부터 보편적인 대중보다는 이런 장르를 깊게 즐기는 분들이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 하지만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신기했다”고 답했다.

지옥
연상호 감독이 ‘지옥’의 생소한 세계관에 빠져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제공=넷플릭스
연 감독은 인간이란 존재에겐 죽음이라는 종착지가 분명하게 있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만약 종착지가 예상치 못하게 고지됐을 때 인간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라는 상상에서 ‘지옥’은 출발했다.

전작 ‘돼지의 왕’ ‘부산행’ ‘방법’ 등에서 자신만의 디스토피아로 인간 군상을 묘사해온 연 감독에게 인간다움이란 무엇일까. “사람한테는 행동을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환경일 수도 있고, 이념일 수도 있다. (‘지옥’)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어려움에 빠진 인간, 그 누군가가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단순한 감정”이라며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요소와는 별개로, 그런 아주 원초적인 것이 인간다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옥’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호평에 연 감독은 그동안 쌓아온 한국 드라마의 공이 크다고 분석했다. “제가 좋아하는 단어 중에 ‘결궤’라는 단어가 있어요. 둑에 균열이 생겨 한 번에 쏟아지는 상황인데 지금이 그런 것 같아요. 오래전부터 한국영화들은 새로운 시도를 했고,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해외 여러 매체와 관객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갑작스러운 한국 콘텐츠의 성공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 전에 수많은 한국 영화 드라마가 해외 시장 관객에게 보여주는 신뢰감 같은 것들이 결궤처럼 폭발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상호 감독
연상호 감독에게 인간다움은 아주 원초적인 감정들이라고 말했다/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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