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 투자형 지주사 모델 주목
철강사업·신사업 회사 상장 유력
IPO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필요
|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내년 3월 1일을 목표로 지주사 체제 출범을 준비 중이다. 투자형 지주사로 변신하는 기존 상장 법인은 포스코홀딩스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하고, 지주사가 100% 지분을 갖는 철강 사업 자회사가 포스코 사명을 사용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현재 43조원 수준인 기업가치를 2030년까지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게 포스코그룹의 구상이다.
포스코그룹이 창사 53년, 민영화 21년 만에 대변혁에 나서면서 SK그룹의 지주회사 SK㈜의 모델을 따라갈지 주목된다. SK㈜가 국내 투자형 지주회사의 시초라는 점에서다.
SK㈜는 2015년 SK C&C와 SK가 합병해 통합 지주회사로 출범했다. 지주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나뉘어 통상적인 지주회사 모델을 따라가는 듯 했지만 2017년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하며 차별화된 길을 걷기 시작했다. 통상 지주회사는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각 회사를 관리·지배하는 회사를 뜻한다.
SK㈜는 미래 신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공유경제, 모빌리티, 바이오, 빅데이터, 스마트팩토리 등 2017년 이후 SK㈜가 투자한 곳만 수십여 곳에 이른다. 이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말 기준 SK그룹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366개에 달하며, 2016년 90조원 수준이던 SK그룹의 시가총액 또한 200조원을 넘나든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SK㈜의 전략은 포스코가 그리는 미래와 크게 닮아있다.
시장에서는 SK㈜ 모델을 따라 가는 경우 포스코의 철강사업 자회사나 신사업 회사의 상장 또한 유력할 것으로 보고있다. 포스코는 신설 법인인 지주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포스코 사업회사는 물론, 신규 설립 법인들도 가급적 상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방지하고 지주회사 자회사 주주간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현재의 기업가치를 3배까지 늘리려면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면 직접 사업 역량을 키우거나 자회사 몸값을 높여야 한다. 주력 계열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도 한 가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포스코의 신사업은 아직 구체화·사업화 돼 성과를 내기는 이른 단계다. 아울러 철강업황은 대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신사업 투자와 탄소중립 계획을 감안하면 수십조에 달하는 금액이 필요하다. 포스코의 자회사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다.
실제 SK㈜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인수 합병과 적극적 상장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SK㈜는 올해 초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고 오는 2025년까지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어 시총 14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최근 SK텔레콤에서 SK스퀘어를 분할해 상장 한 사례 또한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시장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건 당장 주주들의 반발이 있을지라도 성장성 측면에서는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빠른 시일내에 주요 계열사 IPO를 단행해야 성장에 유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