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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가의 주식도 0.1주 단위로 투자할 수 있어서다. 종잣돈이 많지 않은 젊은 세대가 몰리면서 증권사들도 저마다 기능을 살려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차세대 주요 타깃층을 붙잡기 위한 포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삼성·KB·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할 수 있다. 삼성·KB·NH투자증권 등은 이달부터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를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는 2018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증권사 20곳에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서비스를 제공 중인 5개 증권사들은 기존보다 친근함과 편리함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니스탁’이라는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인기몰이 중이다. 본인인증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신나는 드라이빙’, ‘블록체인’, ‘카리스마 창업자’ 등 다양한 테마를 이해하기 쉽게 명칭을 붙이고 한번에 여러 종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KB증권은 ‘마블(M-able) 미니’를 통해 소수점 매매를 시작했다. 간편 인증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마블 미니도 ‘100달러로 살 수 있는 종목’, ‘60달러로 살 수 있는 종목’ 등 투자 제안을 해준다. 또 소수점 매매로 모아 ‘1주 완성’을 한 뒤에는 거래 매체를 바꾸지 않고도 ‘온주전환’을 통해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의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는 모두 ‘정기매수’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정한 시점에 원하는 금액만큼 원하는 종목을 설정해두면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매수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인 QV, 나무(NAMUH) 앱에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를 신청하면 된다.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 더불어 해외 종목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기존 간편앱인 ‘오투’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대부분 환전 없이 원화로 거래가 가능한 것과 달리 달러로 거래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저마다 편의성을 내세웠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증권사별로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 다르다. 적게는 101종목에서 391종목까지 천차만별이다. ETF 소수점 매매가 가능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거래가 안 되는 증권사도 있다. 복잡한 매매과정을 거치는 만큼 수수료는 0.25%로 높은 편이다.
또 매매시점과 체결시점의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투자자가 0.5주만 산다고 가정했을 때 증권사는 다른 투자자의 소수단위 매수주문을 취합한다. 증권사의 주문취합이 전제되기 때문에 실시간 가격 반영이 어렵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시작하는 이유는 국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MZ세대를 장기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다. MZ세대는 당장 큰 규모의 자산을 굴리진 않지만 투자에 적극적이고 향후 자금력을 갖추게 될 잠재고객인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작은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서도 이익이 크진 않지만 MZ세대를 붙잡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