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 줄어 브로커리지 불황…'위드 코로나'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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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형 증권사들은 IB를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1월 26조원 규모를 기록하던 일일 평균 증시거래대금이 12월 10조원대로 쪼그라지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구로 IB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증권사, IB부문 사업부 확대…조직 재정비
미래에셋증권은 IB사업부를 글로벌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체투자금융 부문을 담당하는 IB1총괄과 기업공개(IPO), 기업금융 등을 담당하는 IB2총괄로 나눠 운영한다. IB1총괄에는 조웅기 부회장이, IB2총괄에는 강성범 부사장이 선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발행사업 강화를 위해 IB2본부 산하에 주식발행(ECM)부와 인수영업3부를 신설했다. 기존에 존재했던 IB1본부는 IPO에 주력하고, IB2본부는 채권발행부문(DCM)과 ECM에 집중할 방침이다. 인수합병(M&A)은 IB3본부가 전담한다. 한투증권은 글로벌사업본부도 신설했다.
NH투자증권은 인수합병 자문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IB1사업부 내에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부동산개발PF부문 시장 확대와 경쟁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IB2사업부 내 부동산금융본부 산하에 부동산금융4부를 신설했다. 이번 연말인사에선 IB사업부 윤병운·최승호 대표가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KB증권은 IB 부문을 기존 2개 본부에서 3개 본부로 확대했다. 기업금융2본부에는 ‘커버리지2부’를 신설하고, 해외채권 발행을 전담하는 ‘글로벌 DCM팀’을 확대하고 대체투자 관련 셀다운(Sell-down) 전담 조직인 ‘대체신디팀’을 만들어 영업체계도 강화했다.
하나금융투자는 IB그룹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를 위해 구조화금융본부 등을 신설하고 일부 조직을 재정비했다. 외부위탁운용관리 사업(OCIO)팀도 새로 만들었다. 교보증권도 기존 IB부문과 구조화투자금융부문을 IB부문으로 통합하고 세일즈앤트레이딩 본부를 부문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한 증시 거래량 때문에 브로커리지 호황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6조원이었다. 하지만 12월에는 10조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거래가 침체된 날은 하루 8조원에 그쳤다.
대신 기업공개(IPO), 유·무상증자 등 증권발행 부분 뿐 아니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금융 등 다양한 IB사업이 증권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IB와 궤를 같이하는 부분도 IB사업 강화 이유로 손꼽힌다. 또 전세계에서 뚜렷한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일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의 대체투자팀이 미국, 유럽 등지로의 해외 현지실사가 가능해진 점도 IB사업 강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을 포함한 해외 대체투자를 위해선 현지 실사가 필수적인 과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15% 감소하고, 이자수지 역시 5.9% 줄어들 것”이라며 “지속될 공모주 열풍과 위드 코로나 확산으로 IB 보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