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이면 현재 31살인데 이들부터 연금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 젊은이들은 미래가 없을뿐더러 실제 이런 일이 벌어지면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한경연은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이 부양해야 할 수급자는 2020년 19.4명에서 2050년에는 93.1명으로 전망했는데 이때가 되면 연금을 부어도 내 돈이 아니라 다른 사람 부양에 써야 한다는 얘기다.
한경연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1위다. 비교 대상국인 미국(23.0%), 일본(20.0%), 영국(15.5%), 독일(9.1%), 프랑스(4.4%) 평균보다 3배 높다.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올해 17.3%에서 2025년 20.3%로, 2045년엔 37.0%로 세계 1위인 일본(36.8%)도 추월한다. 연금을 부을 사람이 확 준다.
한국의 국민연금은 G5보다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구조다. 연금 개시 연령이 현행 62세에서 2033년 65세로 늦춰지지만 G5는 현재 67세이고 앞으로 75세로 높인다고 한다. 보험료율은 한국이 9.0%로 G5 평균 20.2%의 절반도 안 된다. 또 한국은 20년을 부으면 최대치를 받는데 G5는 평균 31.6년을 부어야 한다. 한국의 연금이 빨리 고갈되는 형태다.
상황이 이런데 안철수 후보만 연금개혁을 언급할 뿐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말이 없다.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을 공약으로 내걸면 표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데 이는 나라를 책임질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다. 90년생부터 연금 ‘빈손’이라는 것을 알면서 입을 다물면 ‘직무유기’다. 연금이 ‘회색코뿔소’가 되지 않게 정치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