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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못 막아…베트남, 음력설 앞두고 민족 대이동 시작

코로나도 못 막아…베트남, 음력설 앞두고 민족 대이동 시작

기사승인 2022. 01. 2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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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뗏)을 맞아 귀향길에 오르는 시민들로 분주한 하노이의 모습./사진=하노이 정리나 특파원
“작년보다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더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고향은 가야죠. 마침 정부가 고향으로 돌아가더라도 격리되지 않도록 하는 등 정책도 대폭 완화해서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족과 함께 고향인 타잉화에서 설을 쇠기 위해 하노이를 떠나는 하(38)씨는 “해외여행도 못 간지 오래다보니 아예 가족들과 함께 여행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음력설이자 최대 명절인 ‘뗏’을 앞둔 베트남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연일 1만50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는 방역 조치까지 대대적으로 완화했다. 백신 접종률도 높고 ‘소비 대목’으로 꼽히는 뗏을 통해 내수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27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 보건부는 설을 앞두고 연이어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했다. 베트남 교통부는 지난 22일부터 국내선 비행기 탑승시 4단계 고위험지역(레드존)이나 확진자 발생 등으로 봉쇄된 지역의 주민들만 72시간 이내의 유전자증폭(RT-PCR) 검사 음성 확인서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국내선 탑승시 PCR 검사나 신속검사를 통한 음성확인서를 요구하도록 했던 규정을 완화한 것이다. 당국은 해당 규정 완화와 함께 “공항 내 대기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보건부 역시 지난 25일 “4단계 고위험군 거주자들이라 하더라도 고향에 도착해 자가격리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확진자 발생으로 봉쇄된 지역에서 온 F1(확진자의 밀접접촉자)인 경우는 예외로 했다.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의료신고는 필요하지만 사실상 이동 제약이 대부분 없어진 셈이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과 주요 시내버스 터미널 등은 이미 귀향길에 오르려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뚜언(41)씨는 아시아투데이에 “지난해에는 코로나19때문에 수입이 없어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감염될까 걱정도 돼 하노이에 남아서 일을 했다. 올해는 백신도 맞았고 어떻게든 가족과 함께 설을 쇠려한다”며 “생각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 표를 구하는 것도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도 “법정 연휴는 시작 전이지만 이미 수십만명이 귀향길에 올랐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만큼은 아니겠지만 올해는 작년보다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당국의 이같은 방역정책 완화는 빠른 백신 접종률 덕분이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26일 기준 전체 인구의 76.7%가 백신 접종을 마쳤다. 당초 목적이었던 70%를 달성한데다 인구의 26.8%은 부스터샷 접종까지 마쳤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아시아투데이에 “백신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점차 일상을 회복할 준비들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며 “최대 소비 대목인 뗏 기간에 많은 시민들이 쉽게 귀향하거나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내수경제도 활성화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음력설 당시 베트남 정부가 “해외발 귀향을 자제해달라”며 귀국 자제를 권고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당시 베트남은 뗏 이후 대규모 확산을 우려해 휴교령을 내렸지만 올해는 주요 도시들이 뗏 이후 등교수업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7일 베트남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전날 베트남에서는 전국 61개 성·시에서 1만588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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