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땐 신사업 확장 동력 마련
|
3일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3일 신청한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이달 안에 나올 전망이다. 업계는 현대오일뱅크의 최근 견조한 실적과 국제유가 상승세에 올해 상반기 증시 입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상장에 성공하면 신사업 확장과 함께 기업가치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두고 정기선 부사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도 있어 주주가치 제고에 힘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유로존 위기 및 중국 경기 둔화로 인한 국제유가하락,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으로 공모시장 분위기가 악화되는 등 예비 심사 청구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셔야 했다. 세 번째로 미뤄진 IPO에 부담스러울 법도 하지만 강 부회장은 안팎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차분히 친환경사업 확대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지난해 임명받은 강 부회장의 입지가 이번 IPO의 성공여부에 달린 셈이다.
강 부회장의 지휘 아래 현대오일뱅크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에 영향 받지 않는 비정유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초석을 마련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정유 사업으로의 전환이 업계의 대세인 만큼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낮추고 친환경 사업의 영업 비중을 높일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IPO 성공시 현대오일뱅크의 친환경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를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 친환경 미래 사업의 영업익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정유공장은 미래사업의 원료 및 친환경 유틸리티(전기, 용수 등)을 공급하는 RE플랫폼으로 전환할 예정이며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사업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특히 올해 상업가동 예정인 현대케미칼 HPC(중질유분해설비)공장은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화학·소재기업,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회사의 실적개선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HPC 상업 가동으로 회사 영업이익은 55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에서 “HPC(중질유분해설비) 프로젝트의 정상가동이 가장 중요하며 임직원들의 모든 역량이 여기에 모여야 한다”며 강조한 바 있다.
외부 환경도 현대오일뱅크 상장에 순풍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국제유가도 상승하고 있어 자산 손실 우려를 낮추고 있다. 앞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지분 17%를 매각함으로써 1조 3749억원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으로 분위기가 좋아진 것도 이번 상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코로나 사태로 2020년 매출 13조 6899억, 영업적자 5933억원을 기록했지만 3·4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 6621억원, 영업익 8516억원으로 2021년 영업익 1조 클럽 복귀가 예상된다. 정유 4사중 유일한 상장사인 에쓰오일과 지난 3년간 실적을 비교하면 매출액은 에쓰오일이 높지만 영업익, 순이익은 현대오일뱅크가 더 높았다.
한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과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이 진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