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관절염…‘3세대 디자인 인공관절’로 잡는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 "합병증 위험 적고 회복 빨라"
연세사랑병원 3세대 인공관절 수술 1만2000례 돌파

흔히 관절염하면 노인성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40~50대도 관절염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외상성 관절염은 40대 중반부터 발병한다. 외상성 관절염은 무릎 손상 당시 수술 등 치료를 잘 받더라도 발생할 수 있고, 부상으로 파괴된 무릎 구조가 관절염을 가속화 할 수도 있다. 손상 당시 무릎 안에 분비된 염증 인자 및 유전적 영향이 외상성 관절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무릎은 걷고 뛰고 구부리는 등 과격한 동작을 하는 동시에 신체 하중을 견뎌내야 한다. 이런 반복적이고 과도한 사용은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 손상을 유발할 수 밖고, 손상이 누적되면 결국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져 통증이 발생하는 무릎 관절염으로 발현된다. 통상 50대 이상의 발병률이 높아 퇴행성 질환에 해당되지만 최근에는 관절 사용량이 많은 40대 미만의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40~50대 관절염 환자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환자 10명 중 4명이 60세 미만의 젊은 연령이다. 젊은 관절염 환자의 증가는 결국 관절염의 유병 기간과 치료 기간 장기화로 이어져 개인과 사회적 손실을 유발한다.

무릎 관절염 주요 증상은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통증이 있다가 악화될수록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나타난다. 이때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거나 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관절 모양이 변형되거나 걸음걸이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발병시기가 빠를수록 무릎 주변의 연부조직이나 연골판 등도 빠르게 악화해 무릎인공관절수술까지 받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 발견·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실제 국내 환자 삶의 질 비교 조사에서 관절염은 천식 다음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도가 두 번째로 높은 질병으로 꼽혔다. 무릎 관절염 증상을 일시적인 증상이나 단순한 노화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절염은 초기에 치료할 경우 수술 없이도 치료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대단히 중요한 질환이다. 만약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고용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이 의료진들과 함께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접목한 ‘3세대 디자인 인공관절’ 관련 원내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세사랑병원

무릎 관절염 초기에는 염증을 완화하고, 추가적인 연골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스테로이드나 PRP 주사, 프롤로 주사 등을 진행한다. 연골 손상과 퇴행 정도에 따라 여러 주사치료나 물리치료 등을 병행하기도 한다.

중기에는 관절의 가장자리 뼈가 불규칙하게 변형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버스에서 내릴 때, 무릎을 구부렸다 필 때, 양반다리를 할 때 등 특정 동작에서 통증이 악화되는 시기다. 연골이 게살처럼 일어나며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관절 내부를 돌아다니며 자극하고 이에 따라 염증이 더욱 악화해 통증이 극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중기에는 무릎 절골술이 퇴행성 관절염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은 “무릎 안쪽에 집중된 체중을 무릎 전체로 분산시켜 통증을 감소시키고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원리”라며 “하지만 무릎 관절염 말기에 이르면 염증으로 연골 손상이 심해지고 연골 자체도 거의 닳아 없어진 상태가 되기 때문에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말기 인공관절 수술은 최근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디자인을 접목한 ‘3세대 디자인 인공관절’이 적용되고 있다. 환자 무릎 통증 상태와 뼈의 정렬과 삽입 위치 등을 MRI 검사를 통해 확인 후 맞춤형 수술 도구를 이용해 적용하다보니 오차 범위를 최소화하고 염증·출혈 등의 부작용을 줄인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다.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지난 2010년 미국과 북유럽에서 먼저 시작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 연세사랑병원은 지난 2013년 9월 도입한 후 현재까지 수술 1만2000례를 돌파했다. 전세계적으로 1000례 이상 수술을 진행한 병원이 드문데다 국내 대학병원에서도 외면받았지만, 합병증 위험은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임상적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이를 적용하는 대학병원이 늘고 있는 추세다.

고 병원장은 “관절염은 말기에도 무릎인공관절수술이라는 치료 방법으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증상 단계에 따라 수술 후 예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증상 초기에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