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질주’ 제네시스, 브랜드 키운 해외영입 전문가들 보니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20227010014672

글자크기

닫기

최원영 기자

승인 : 2022. 02. 27. 17:28

글로벌 론칭 2년만에 판매량 2배
동커볼케 부사장 등 성장 주도
basic_2022
현대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글로벌 론칭을 본격화 한 지 불과 2년만에 두 배이상 늘어난 연 20만대 판매를 넘기면서 안팎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제네시스 성공 주요인 중 하나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과감히 추진해 온 ‘혼혈주의’가 먹혔다는 평가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공 들여 영입한 세계 정상급 디자이너와 연구개발자·판매전략 전문가들과의 시너지가 글로벌 제네시스를 만들었다는 시각이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 G70은 이달 출시 5년만에 누적 1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기세를 몰아 ‘GV70 전동화’ 모델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제네시스 연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20만1415대로, 전년 대비(12만8365대) 56%, 2년전 대비(8만7979대) 해선 배가 넘는 129% 수준의 폭풍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그랜저’나 ‘아반떼’가 아닌 ‘G80’이 차지했을 뿐 아니라, 제네시스 판매량(1만3099대)이 르노삼성·쌍용차·한국지엠 판매량을 다 합친 1만2987대 보다 많았다. 최근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G70·G80· G90·GV70·GV80까지 사실상 제네시스 전 차종이 가장 높은 수준의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SP+) 등급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1억원을 웃도는 고가의 ‘G90’이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2000대 가량이 판매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성공 했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쯤되니 브랜드 성공을 견인한 글로벌 인재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먼저 그 저력을 주목했다. 지난 22일 세계 3대 자동차상 중 하나인 월드카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인’에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부사장을 선정하면서다. 역대 호칸 사무엘손·세르지오 마르치오네·카를로스 타바레스·도요다 아키오 등이 수상한 바 있는 최고 영예다.

람보르기니·벤틀리 등에서 전세계 유수의 디자인상을 10여차례나 거머쥔 그야말로 ‘스타 디자이너’ 였던 동커볼케 부사장은 제네시스 출범을 앞둔 2015년 6월 정의선 회장의 러브콜에 응답해 현대차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GV80과 G80 페이스리프트를 비롯해 차세대 디자인 전반을 주도하며 ‘제네시스 디자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이 동커볼케 부사장에 열렬한 지원을 보내는 이유는 앞서 성공 사례인 ‘슈라이어 효과’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06년 독일 유명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공들여 영입했다. 정 회장표 글로벌 인재 스카웃 1호로 기록됐다. 슈라이어 사장이 기아에 오자마자 정립한 디자인 정체성 ‘타이거 노즈’는 K시리즈 돌풍을 일으켰고 ‘디자인 기아’라는 말까지 낳았다. 슈라이어 사장이 오늘날 제네시스 디자인의 큰 틀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슈라이어가 명품 제네시스를 디자인 했다면 BMW M시리즈 개발을 주도했던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현대차 창립이래 첫 외국인 출신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랐다. 자율주행·전기차 플랫폼 ‘E-GMP’ 등 그룹의 경쟁력을 몇단계 성장시켰고 그 기술력의 총아는 현재 제네시스에 그대로 담겨있다. 현재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각각 디자인·테크니컬 어드바이저로 물러나 회사의 고문 역할을 맡고 있다.

잘 만든 제네시스를 해외에 잘 파는 임무는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이 맡았다. 2019년부터 제네시스를 비롯한 현대차의 해외 판매전략과 영업망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78만7702대를 미국에서 판매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치다. 미국시장에 오랜기간 뿌리를 내린 혼다를 제치고 미국시장 5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외에도 제네시스 성장을 위해 2016년 영입 된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이 2019년 사임하고, 벤틀리 출신 그레이엄 러셀 상무가 지난해 말 제네시스 CBO로 새롭게 합류하는 등 회사의 외국인 인재 영입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동안 지나친 순혈주의에 빠져 있는 게 아닌가 우려를 낳았던 현대차그룹의 해외인재 영입은 젊은 정 회장의 의지가 만든 큰 성과라 볼 수 있다”면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합종연횡을 해야 할 상황에서 보여준 ‘혼혈 주의’ 행보가 결국 시너지를 만들어 지금 같은 제네시스 성장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원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