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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LG전자 이사회 19년만에 첫 부결 안건은 ‘RE100’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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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2. 03. 03. 17:57

ESG위원회 지난해 7월 'RE100' 부결
향후 상황 살펴 다시 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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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본사가 자리한 LG트윈타워 서관/사진=연합
LG전자 이사회의 ESG위원회가 지난해 7월 회사의 ‘RE100(Renewable Energy 100)’ 가입 안건을 부결시켰습니다. LG전자 이사회가 안건을 부결한 것은 2003년 이후 19년만에 처음있는 일입니다. 이례적인 일이라 그런지 “자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분석해 재심의하자는 의견으로 부결됨”이라는 각주도 달았습니다. 이사회 내에서 벌어진 치열한 고민은 LG전자의 제20기 정기 주주총회 소집 공시에 담겨있습니다.

RE100은 영국 런던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클라이밋그룹이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전환 캠페인입니다.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죠. 국제협약이나 국제적 표준·기준은 아닌 ‘선언적 성격’이 강합니다.

법도 아닌데 왜 RE100을 선언할까요? 비정부기구(NGO), 고객사, 글로벌 기관투자사 등의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RE100 동참,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애플, 골드만삭스, 구글, GM 등 350여 개 글로벌 기업이 RE100 가입을 선언했습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SK, 고려아연, 아모레퍼시픽, 인천공항 등 15개사가 가입했죠. 제조와 금융 등 전 산업군에서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RE100 선언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단 RE100에 가입하려면 주요 다국적기업(포천지 선정 1000대 기업 또는 동급) 중에서 영향력 있으면서 재생에너지 사용 의지를 보이고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RE100 선언 기업은 자체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의 에너지를 설치해서 자가전력을 100% 채워야하는데요. 대규모 공장, 오피스를 보유한 국내 제조기업들은 사실상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세계 최대 가전기업인 LG전자인만큼 다국적기업 조건은 충족하지만, 재생에너지 사용 계획 등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더 분석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편으론 LG전자의 의사결정 구조가 과거보다 투명해졌다는 인상도 줍니다. LG전자 이사회가 ‘찬성·가결 거수기’가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할까요. 19년만의 부결이 가진 또 다른 의미로 보입니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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