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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中 재탈환 안갯 속으로…현지 수출 전략에도 실적 ‘빨간불’

현대차, 中 재탈환 안갯 속으로…현지 수출 전략에도 실적 ‘빨간불’

기사승인 2022. 03. 0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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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업 효율화 등 전략 불구
6년째 판매실적 부진 이어져
올 목표 판매량 37만대 불과
러 사태 겹쳐 2000억 손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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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6년째 부진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라인업 효율화 및 상향화 등 여러 전략을 펼쳤지만, 결국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판매량 급감까지 예고된 가운데 그나마 먹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공략 열쇠로 지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법인 판매 실적은 지난 2017년 사드 배치로 중국의 불매 운동이 발생해 판매량 78만5006대를 기록한 이후, 2018년 79만대, 20019년 65만123대, 2020년 44만177대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여왔다. 급기야 지난해 35만277대까지 추락하면서 중국시장 철수 여부를 고민할 시점에 이르렀다.

현대차의 중국 베이징, 충칭, 창저우에 5개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약 165만대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생산 능력의 25%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는 동시에 연초 목표인 56만대도 달성하지 못해 베이징 1공장을 20년 만에 매각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부터 연간 생산능력이 30만대 규모인 충칭 공장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충칭 공장 생산 중단은 현지 판매량 감소와 자동차 라인업 효율화 및 상향화 전략을 다시 수립하는 동시에 현대차가 13년 만에 일본 시장 재진출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미 중국에서 낮은 브랜드 이미지가 고착화돼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부족한 목표 판매량을 일본에서 얻기 위해 13년 만에 재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국 공장의 재고율을 낮추는 동시에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중국 시장에 첫선을 보인 ‘레이나’를 필리핀에 수출하는 전략도 실행했다. 당시 현대차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을 필리핀에 수출해 차량 판매량을 점차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3년 동안 연평균 9000대에 그쳤다.

브랜드 이미지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국 내 모든 채널에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단일 가격 정책도 지난해 초부터 실행에 옮겼다. 딜러 위주의 ‘제 살 깎아먹기’식 할인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최저점을 기록해 실패한 전략으로 꼽혔다.

현대차는 이달 초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95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시장에서 187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고 밝혔지만 점유율 역시 기존 3%에서 대폭 높인 7%를 목표로 설정했다. 현대차가 내세운 187만대의 전기차는 지난해 기록한 14만대의 14배 수준이다. 크게 끌어 올린 글로벌 전망치와 달리 중국 시장 전체 목표 판매량은 37만대를 목표치로 했다. 현대차가 중국에 진출 후 판매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해 35만277대보다 약 5% 높인 수치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 목표치를 상향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의 중국 부진이 더 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고 있다. 상반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 점유율 22.6%로 2위에 위치한 현대차가 사업 중단 압박과 수출 중단 등 서방국의 외풍에 직면해 실적 먹구름이 꼈기 때문이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러시아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5.8% 많은 45만5000대였지만,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2000억원 규모 손실이 관측됐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러시아의 달러 결제 금지 방안도 악재로 꼽힌다. 달러 결제를 못 할 시 현대차는 거래 대금을 러시아 루블화로만 받아야 하지만 루블화 가치가 급락해 원화로 환산한 수출 대금도 줄어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은 소비자들이 일본과 독일 기업의 차량을 제외하고 배타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며 “향후 중국에서 판매량을 다시 높이기 위해 SUV 비중을 높여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가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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