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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이건희 의료기기의 꿈, 삼성메디슨 적자탈출·최대이익 이뤘다

[마켓파워] 이건희 의료기기의 꿈, 삼성메디슨 적자탈출·최대이익 이뤘다

기사승인 2022. 0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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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한 '삼성메디슨'
지난해 흑자전환…12년만에 최대 이익
이동형 초음파 등 프리미엄 제품 인기
"1회성 흑자 아닌 지속적 수익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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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메디슨이 지난해 영업이익 605억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2011년 삼성메디슨 지분 68.5%를 인수한지 12년만에 낸 최대 이익이다. 삼성전자는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0년 제시한 5개 신수종사업(태양광, 자동차용 배터리, LED, 의료기기, 제약·바이오) 육성을 위해 삼성메디슨을 인수했다. 하지만 의료기기 사업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삼성전자 인수 후 세 차례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이익을 냈더라도 수십억원대에 그치는 등 고전을 겪었다. 삼성메디슨은 2020년 김용관 대표 취임 후 수출 주력, 삼성전자와 협력 확대, 재무건전성 확보에 주력해왔다. 삼성메디슨은 이번 흑자가 1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30일 삼성메디슨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매출 3973억원, 영업이익 6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620% 급증했다. 2020년 기록한 영업적자 15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삼성메디슨은 호실적 원동력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를 꼽았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다수의 대형 입찰을 수주했다는 것이다. 이동형 초음파 ‘HM70 에보’와 고급형 ‘V8’ 신제품도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프리미엄 초음파 제품 매출이 늘고, 원가절감 활동을 지속해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했다.

삼성메디슨은 2020년부터 ‘재무전문가’ 김용관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 대표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장과 삼성메디슨 대표를 겸하는 체제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의 사업적 이해관계 충돌을 막고 조율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 출신으로 각 사업부의 시너지 찾기, 이해관계 조율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실제로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의 해외법인이 협력해 초음파기기 수출을 진행하기도 한다. 삼성메디슨이 수익성의 극적 반등을 이룬데는 김 대표의 사업부간 업무 협력과 재무 효율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메디슨은 초음파 의료장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지난해 초음파 분야 매출은 34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기타 의료장비 매출은 52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의료용 인체 초음파 장비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7위 수준(5%)을 차지하고 있다”며 “산부인과용 초음파 기기로 한정한다면 세계 2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기기 시장은 필립스, GE, 지멘스를 필두로 일본 후지필름과 캐논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 초음파 진단기기 'V8'
삼성메디슨의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V8’/사진=삼성메디슨
삼성이 그룹 내 의료사업을 유기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지난해 삼성전자 사업지원TF에 임영빈 의료사업일류화추진단장(사장)이 합류한 점이 이를 시사한다. 임 사장은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의료원, 삼성메디슨,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이어지는 의료사업 전반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바이오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직접 챙기는 분야다.

삼성메디슨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건희 회장이 낙점했던 신수종사업의 ‘성공률’도 상승했다. 자동차용 배터리는 삼성SDI, LED는 삼성전자 DS부문, 의료기기는 삼성메디슨과 삼성전자, 제약·바이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본격 성장궤도에 진입했다. 5개 사업영역 중 태양광만 삼성전자가 삼성SDI로 이관했고 삼성SDI는 지난해부터 관련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다만 삼성메디슨이 수익성을 되찾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 200억~300억원대 이익을 내던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후 10년간 고난의 행군을 걸었다. 2015~2016년에는 2년연속 25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그동안 소폭의 흑자전환을 이루긴했지만 지난해 실적이 진정한 흑자가 아닌가 싶다”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고조되는 가운데 낸 성과인 만큼 지속적인 수익을 내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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