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뱅 5년 메기에서 공룡으로]③“갈 길 멀다”…파격·혁신금리로 중저신용자 공략

[인뱅 5년 메기에서 공룡으로]③“갈 길 멀다”…파격·혁신금리로 중저신용자 공략

기사승인 2022. 04. 07. 18: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새 시장 발굴로 이어져
비대면 장점 옅어진다…금리 경쟁력 강화해야
'플랫폼' 기반으로 비금융 데이터 적극 활용
향후 '비대면 한정' 규제 완화도 대비해야
clip20220407175347
clip20220405181027
“시중은행에 맞서 차별화 전략을 본격화할 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후 5년간 금융 서비스의 비대면화를 이끌어왔다고 금융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만 시중은행들과 유사하게 영업을 해오면서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금융 지원’ 역할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이 이제는 중저신용자를 주고객층으로 삼고,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점인 ‘디지털’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의 정확도를 올려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한 이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한 고객 커뮤니티를 활용한 생활 금융서비스 등으로 다시 한번 금융권 혁신을 주도해주길 기대했다.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영업시장 개척해야
7일 경제 전문가 5명은 아시아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인터넷은행이 출범 후 대출문턱을 낮추는 데 일조한 것은 맞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금융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였지만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접근성을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인터넷은행이 자신하던 신용평가모델(CSS)도 시중은행보다 크게 앞서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은행과 마찬가지로 금융 이력이 부족한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평가가 세밀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인터넷은행이 제공하는 최저 금리와는 거리가 먼 값비싼 금리로 이어졌다.

고동원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인터넷은행의 역할”이라며 “신용평가 기법을 세밀하게 고도화하고,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많이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차별화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출 심사가 담보 위주로 활성화되려는 조짐이 있다고 우려했다. 부동산 갭 투자 등에 자금이 흘러갈 위험이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위험 관리 능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 교수는 “일반 은행이 다루지 않는 어려운 정보 영역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영업시장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들은 반대로 인터넷은행이 출범 초기에 확보한 사업 영역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영업은 장점으로 오래 남기 어렵다”며 “CSS 고도화에 더해 조달 금리 인하 등으로 금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무기…고객 관점 반영하면 ‘혁신’ 가능성 커져
전문가들이 꼽은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강점은 수천명의 고객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보다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방대한 데이터가 CSS 고도화뿐 아니라 고객이 직접 참여하는 금융 구조 구축까지 활용될 수 있어, 무궁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심사위원을 거친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커뮤니티로 고객들을 묶어내고, 이를 기반으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나 크라우드 펀딩 등 다양한 거래가 가능하다고 본다”며 “고객이 스스로 저축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등 기존의 틀을 깨는 것도 인터넷은행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관점으로 김 교수는 최근 토스뱅크가 출시한 고객이 원할 때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높게 평가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 데이터를 금융업의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고객의 최근 관심 요소 등을 파악한다면 차별화된 생활 밀접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향후 규제 완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대면 영업만 가능하도록 한정한 규제가 풀리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기업인 대면 거래와 기업 현장 실사 등을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양준모 교수는 “규제는 변화의 여지가 충분하다”며 “업무 권역이 넓어지는 것에 대비해 자본금 확충 등으로 영업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