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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상폐된 ‘천연가스 곱버스’…원유 투자자도 ‘불안’

결국 상폐된 ‘천연가스 곱버스’…원유 투자자도 ‘불안’

기사승인 2022. 05. 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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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ETN 상장 폐지…"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 가시화에 투자자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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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이 결국 상장폐지됐다. 전쟁으로 인해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가격이 치솟자, 기초자산의 하락폭을 추종하는 곱버스 상품 가격이 급락해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는 지난 4일부터 상장 폐지됐다. 이 상품은 지난 4일 전 거래일 대비 6.83% 내린 955원으로 마감하면서 ‘장 종료 시점 지표가치가 1000원 미만’인 조기 청산 사유를 맞추게 됐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 6일 해당 ETN의 거래를 중단하고 투자금의 조기 상환 및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지난 6일 결정된 상환 가격은 1주당 766.07원이다. 상환가격은 오는 12일에 지급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공급망 문제
이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의 하락폭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곱버스’로도 불린다. 문제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여파로 급격히 상승하고 있단 점이다. 주요 가스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벌이면서 천연가스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 4일 장중 한때 8.16달러까지 치솟았다. 전 거래일 대비 9% 이상 오른 가격이며, 2008년 9월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가다. 지난해 5월 21일 천연가스 선물이 2.91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01.7% 폭등한 가격이다. 이에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해야 수익을 보는 ‘삼성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 B’도 올해 초 8000원대에서 1000원 미만까지 급락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지난 2020년 투자자 보호를 위해 ETN 청산 규정을 새로 마련했다. 새로 마련된 규정에 따르면 정규 시장 종료 시 실시간 증권당 지표가치가 전일 대비 80% 이상 하락하거나 1000원 미만인 경우 등에 한해 조기 청산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신한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H)’ ‘TRUE 인버스 2X 천연가스 선물 ETN(H)’ 등은 아직 조기 청산까지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동된 금융상품도 ‘불안정’
다른 원자재 가격도 변동하면서 이에 연동한 금융상품도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원유가 대표적이다.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6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 당 109.7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5월 20일 61.94달러 대비 77.2%(47.83달러) 급증했다. 지난 3월 8일 최고점인 123.70달러와 비교하면 20달러 정도 낮아진 수준이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원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원유 가격 하락폭을 추종하는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은 지난 1월 3일 355원에서 이달 4일 125원까지 축소됐다. 지수연계펀드(ETF)도 약세다.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는 지난 1월 3일 7275원에서 이달 4일 4550원으로 감소했고, ‘TIGER 원유선물인버스(H)’는 5070원에서 3175원까지 쪼그라들었다. 거래정지나 상장폐지에 해당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위험성이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선 지난 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6개월 이내에 러시아산 원유와 올해 말까지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6차 제재안을 제안하면서 공급 측면의 우려가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된다고 해도 현재 원유 공급 차질이 지속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원유시장은 자발적·비자발적 공급 차질이 발생했지만 최근에서야 러시아산 원유공급차질이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며 “향후 EU가 러시아 제재를 강화하거나 러시아가 루블화 결제를 이유로 가스 공급 중단을 확대한다면 원유시장 공급 부족은 현재보다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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