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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에 2조5000억원 건 신동빈…‘새로운 롯데’ 가속 페달

바이오에 2조5000억원 건 신동빈…‘새로운 롯데’ 가속 페달

기사승인 2022. 05. 1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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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 바이오사업 전담 법인 신설
美 대형 제약사 공장도 사들이기로
세계 톱10 바이오 CDMO기업 목표
신동빈, '공격경영'으로 방향 전환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집중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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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신성장엔진인 바이오사업에 2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바이오사업을 전담할 신규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대형 제약사의 생산공장도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달 헬스케어 법인 출범에 이어 바이오의약품 공장 인수까지 나면서 신동빈 회장의 ‘새로운 롯데’ 빅픽처가 모두 공개됐다. 그간 사드, 코로나19 사태 등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에 휩쓸리면서 신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던 롯데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혁신 주문에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달 말 신규법인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신설해 향후 10년간 바이오 의약품 사업에 2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목표는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도 2000억원에 인수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직접 나서서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있는 이 공장을 방문해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BMS 생산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했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어 롯데도 CDMO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세계 CDMO 시장은 1위 스위스 론자,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톱 6개사가 67%(2020년 기준)를 지배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롯데는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 지역 영업 확장을 위해 미국 법인 설립과 추가 생산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CDMO 시장은 2020년 15조원에서 연평균 10.1% 증가해 2026년 26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동빈 회장은 강도 높은 경영쇄신을 진행 중이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에서만 수조원대 적자를 내면서 신성장동력 발굴이나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현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기업 영속성을 보장받지 못한다는 위기감에 ‘공격경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올 상반기 사장단회의(VCM)에서 “새로운 시장과 고객 창출에 투자 집중해야 한다”며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은 헬스케어·바이오·모빌리티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지난해 신 회장 직속 헬스케어와 바이오 전담 팀을 신설하며 직접 챙겨왔다. 지난달 700억원의 출자금을 들여 완전자회사 롯데헬스케어 법인 설립을 마쳤다. 신 회장은 ‘믿을맨’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해 헬스케어 사업에 힘을 제대로 실었다. 바이오사업은 미국 BMS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인 이원직 신성장2팀장(상무)이 이끌고 있다.

그룹 핵심 수익원인 연 매출 18조원의 롯데케미칼은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4조4000억원을 투자해 매출 3조원을 올린다는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을 발표했다.

모빌리티와 도심항공교통(UAM)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룹은 롯데렌탈과 롯데정보통신을 통해 8개월 새 모빌리티 스타트업 3개사에 총 2700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3월 승차 공유 플랫폼 ‘쏘카’와 작년 8월 자율주행기술 보유업체 ‘포티투닷’에 각각 1800억원, 250억원을 들여 지분투자했고, 작년 10월 전기차 충전기 업체 ‘중앙제어’를 690억원에 인수했다.

롯데지주와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한·미 연합 협력체를 구성하며 UAM 사업 진출을 알렸다. 미국 스카이웍스 에어로노틱스, 모비우스에너지 등과 7자 업무협약을 맺고 UAM 실증 비행을 진행 중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유통, 케미칼에 한정돼 있던 롯데그룹이 신성장동력 구축을 통해 장기 성장에 시동을 걸었다”며 “미래전략 성과를 단기간에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재계 5위인 롯데그룹의 역량이 집중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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