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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21조 풀어 국내서 전기차 144만대 생산… ‘현지화’ 역행 우려도

현대차·기아, 21조 풀어 국내서 전기차 144만대 생산… ‘현지화’ 역행 우려도

기사승인 2022. 05. 1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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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연 144만대 생산 목표
전용 플랫폼·선행기술 개발
초고속 충전 인프라도 확충
"관세 등 수출서 불리" 우려
"배터리·반도체 등 부족한데
설비만 늘려서 되나"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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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144만대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의 45%를 한국 공장에서 만든다는 게 골자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완성차업계에서 진행 중인 ‘로컬라이제이션’을 역행한다면 오히려 가격 경쟁력을 잃고, 관세 등 수출에서도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나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이 더 장기화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생산설비만 늘리는 게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현대차그룹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연간 35만 대 수준인 국내 공장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2030년까지 3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당초 내놨던 글로벌 판매 목표도 이번 발표를 통해 기존 2030년 307만대에서 323만대로 상향 조정됐다. 이 중 45%인 144만대를 국내에서 생산함으로서 국내 생산 설비를 전기차 생산 허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의 국내 최초 신개념 PBV 전용공장 신설 계획도 담겼다.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약 2만평 부지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2023년 상반기 착공, 2025년 하반기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키로 했다.

전기차 연구개발에도 대규모 투자가 진행된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는 데에도 투자가 이어진다. 롯데그룹, KB자산운용과 함께 충전기 임대 사업 모델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국내 부품 협력사들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새로운 부품을 개발하고 기술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판매시장에 현지 공장을 짓고 대응하는 소위 ‘로컬라이제이션’ 바람에 현대차가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테슬라도 기가팩토리 등을 독일을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 만들어 현지 수요에 직접 대응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트럼프가 관세카드를 흔들면서 미국내 증설이나 투자를 유도하고 있는 것을 떠올려 보면, 가격 경쟁력이나 수출의 용이성에선 오히려 국내설비 집중에 따른 단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주요 시장에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차량에 대한 보조금 차등 지원 또는 과도한 세금을 물릴 수 있는데, 현대차가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시각이다.

배터리와 반도체 부족 사태가 더 장기화 할 수 있는 측면에서 생산설비만 크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느냐는 지적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수년 더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고 전기차 자체가 더 많은 반도체를 필요로 하지 않느냐”면서 “예견되는 배터리 부족 사태도 얼만큼 안정적으로 공급 받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현대차가 세심히 챙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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