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찰청장 추천 없이 단행 '이례적' 5명 중 경찰대 출신 2명, 다양한 입직경로 반영 檢수사권 분리 후, '경찰 통제' 강화 분석 지배적
치안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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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4일 5명의 치안정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왼쪽부터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박지영 전남경찰청장이다. /제공=경찰청
정부는 24일 김광호 울산경찰청장과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관,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 등 5명에 대한 치안정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윤석열정부 출범 14일 만에 단행된 경찰 첫 고위직 인사다. 경찰 서열 2위 계급인 치안정감이 대폭 교체되면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도 완전히 바뀌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치안정감은 경찰 서열 2위 계급으로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서울·인천·경기남부·부산경찰청장, 경찰대학장 등 총 7명이며 이중 임기가 보장된 보직은 국가수사본부장뿐이다. 국가수사본부장 등 두 자리를 제외하고 치안정감 7명 중 5명을 교체한 것이다.
경찰청장은 7명의 치안정감 가운데 1명이 임명되기 때문에 치안정감은 곧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이기도 하다.
특히 총경 이상 경찰 고위직 인사는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경찰청장이나 해양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정안전부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때문에 보통 새 청장이 취임한 후, 새 청장의 추천을 받아 고위직 인사를 단행하는 것이 전례였다.
하지만 이번 치안정감 인사는 이례적으로 현 김창룡 경찰청장이 오는 7월 2년 임기를 마치는 것에 앞서 단행됐다. 후임 총장이 오기도 전에 인사가 단행돼 결국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통과의 ‘후폭풍’으로 검찰출신 대통령인 윤석열정부가 ‘경찰 견제’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또한 승진한 5명의 치안정감 중 2명만 경찰대 출신이다. 경찰고위직 인사는 그동안 경찰대 출신들이 강세를 보였다. 이번 인사에서 순경·간부후보·고시 출신 등 다양한 입직경로를 거친 이들이 치안정감으로 올랐다. 입직경로의 다양성을 반영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 목소리를 냈던 경찰대 출신들을 견제하는 동시에 검찰 수사권 분리 후 경찰 통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이 임기를 채우고 승진한 인사들이 보직을 맡게 되면 치안정감 중 경찰대 출신은 3명 또는 4명으로 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
승진된 치안정감 중 유일한 여성인 송 기획관은 대전 출신으로 1981년 순경으로 입직했다. 윤 국장은 청주 출신으로 경찰대 7기이며 우 기획조정관은 김천 출신으로 경찰대 7기다. 김 청장은 울산 출신으로 행시 35회 합격 후 2004년 특채로 경찰이 됐다. 박 청장은 광주 출신으로 간부후보 41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