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장손' 아닌 '투자자'로서 행보 가속화
업계 "LS그룹 경영 합류 가능성 희박"
|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본웅 MCG 대표는 국내 영화사 쇼박스에 투자하고 대외 활동에 나서며 ‘LS가 장손’이라는 꼬리표를 스스로 지우는 모습이다.
1979년생인 구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제학과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한 후 2000년대부터 투자가로서 뚜렷한 성과를 내왔다. 벤처 투자사인 ‘하버 퍼시픽 캐피탈’(2009년) ‘포메이션8’(2011)을 거쳐 지난해부터 MCG를 운영하면서 수천억원대 잭팟을 터뜨린 데 이어, 지난 4월 쇼박스와 체결한 14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으로 콘텐츠 업계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구 대표는 지난 15일 열린 ‘쇼박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콘텐츠 사업 투자를 한 이유와 포부 등을 밝혔다. 지난 2019년부터 연이어 ㈜LS와 예스코홀딩스 주식 전량을 장외매도하며 LS그룹과 ‘거리두기’에 나선 것과 달리, 자기 사업에서는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LS그룹은 ‘사촌 경영·장자 승계 원칙’에 입각해 승계를 단행해왔다. 이에 따라 구자홍 초대 회장과 구자열 2대 회장(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에 이어 구자은 회장(고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이 총수를 맡았다. 서열상 구 대표는 차기 총수가 될 자격은 충분하지만 지금껏 LS그룹 경영에 참여해본 적이 없다. 게다가 그가 투자가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LS그룹에 입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미디어데이 행사 참석이 앞으로도 LS그룹 경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LS그룹이 고수해오던 승계원칙이 깨질 확률도 높아졌다. 구자은 회장을 이을 LS그룹 4대 회장 후보는 구동휘·구본혁·구본권·구본규 등 4명으로 좁혀졌다. 이들 3세 경영인은 각각 E1·예스코홀딩스·LS니꼬동제련·LS전선에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장손이라는 이유만으로 구 대표의 경영 합류 가능성에 대한 추측이 꾸준히 나왔다”면서 “LS 장손이 아닌 투자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이번 행보로 LS 승계를 바라보는 업계 시각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