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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러브 버그’ 벌레떼 속출…장마로 개체 수 급증

도심 ‘러브 버그’ 벌레떼 속출…장마로 개체 수 급증

기사승인 2022. 07. 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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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경기 고양 등 집중…은평구청 민원글 40여건
습한 날씨 속 연이은 장마로 방역 못 해 개체 수 급증한 듯
온라인
3일 서울 은평구청 홈페이지 전자민원창구에 올라온 글 목록/제공=은평구청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습한 날씨가 이어지자 서울 도심 곳곳에서 파리과 곤충인 ‘러브 버그’(사랑벌레)가 속출하고 있다. 시민들은 각종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에 글을 올리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3일 취재에 따르면 서울 북한산 인접 도심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에서 지난 며칠간 갑자기 대거 출몰한 러브버그 떼가 서대문구, 마포구, 인천시 등으로 이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브 버그의 정식 명칭은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중앙아메리카와 미국 남동부 해안 지역에서 발견되는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하는 동안은 물론, 날아다닐 때도 암수가 쌍으로 다녀 ‘러브 버그’라고 불리기도 한다. 독성도 없고 인간을 물지도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지만, 알을 300개씩 낳는 번식력을 가져 삽시간에 서울 전역에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람과 불빛에 날아드는 특성과 생김새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러브 버그’의 무더기 출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서울 상암동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지역 맘카페에 “비가 많이 와서 통풍 좀 되라고 복도 창문을 열어놨더니, 대여섯마리가 짝짓기하듯 들어와 있었다”며 “많이 보이니 소름 돋는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답글에는 “저희집 베란다에도 죽는 애들이 많다” “어제도 들어와서 죽였는데 아파트에 덕지덕지 붙어있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연이어 달렸다.

경기 고양시의 네티즌 B씨도 자신의 블로그에 “이 근방에서 수년째 살고 있는데 이런 벌레는 난생 처음 본다”며 “지하철역이나 상가 근처에 가면 몇 백마리씩 뭉쳐있고, 사람이 지나가도 피하지 않고 옷과 가방에 들러붙어 있다”고 토로했다.

러브 버그의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습한 날씨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러브 버그는 건조한 날씨에 약해 자연 사멸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러브 버그 번식기인 6월 말 며칠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 계속된 비로 인해 구청이나 보건소에서 제때 방역을 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알려졌다.

이에 러브 버그 민원이 폭주하면서 구·시청과 주민센터, 지역 보건소 등은 다른 업무에 지장을 겪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러브버그와 벌레 방역 문제로 은평구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글은 이날 오후 3시까지 40건에 육박한다. 보건소 관계자들은 주말에도 방역을 다니며 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평보건소 관계자는 “각 가정에서 파리약을 활용해 우선 퇴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가급적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고 야간에는 커튼을 쳐서 불빛을 차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러브버그는 파리과인 만큼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사용해 가정에서도 러브 버그를 퇴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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