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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효성 회장 “한일 경제 협력 꼭 재개돼야”… 56년 라이벌이자 파트너

조현준 효성 회장 “한일 경제 협력 꼭 재개돼야”… 56년 라이벌이자 파트너

기사승인 2022. 07. 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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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회 한일재계회의
아시아투데이 송의주 기자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효성과 일본간 협력 할 사업이 많습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한일 경제 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56년 효성 역사를 통틀어 일본은 넘어야 할 최대 라이벌이자, 손 잡고 성장해야 할 핵심 파트너로 중요하게 기록돼 있다.

4일 조 회장은 ‘제29회 한일 재계회의’ 참석을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을 방문해 기자와 만나 “한일간 경제협력은 꼭 필요하다”면서 “특히 효성과의 사업 협력은 많은 부분에서 할 게 많다”고 했다. 조 회장은 “자세한 얘긴 회의에서 발언할 것”이라고도 했다. 행사 자체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조 회장 역할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오프라인으로는 처음 갖는 한일 재계회의는 한일 경제동향 및 전망, 경제협력, 수출입규제 해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가 이어졌다. 이번 회의를 시작으로 한일간 경제협력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감이 사회 전반에서 쏟아지고 있다.

조 회장의 일본에 대한 협력 기대감은 효성가의 오랜 인연에 기반한다. 조 회장은 1992년부터 1993년까지 일본 미쓰비시 상사에서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고, 1996년 일본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를 취득했다. 특히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은 1987년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일경제인협회, 한일포럼 등 국내외 대표적인 경제교류단체를 이끌며 한일간 경제협력에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 한 바 있다. 조 명예회장도 일본 와세다대 이공학부를 나와 이후 1960년대 효성그룹 창립 때부터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 1971년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기술중심 경영을 펼쳐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첨단소재를 개발했다.

효성이 오랜기간 라이벌이자 기술 교류의 비즈니스 파트너로 일본을 택한 이유는 일본이 정통적으로 기초 화학 소재 강국이기 때문이다. 효성은 한국의 ‘도레이’라 불릴 정도로 국내 독보적 화학 소재 회사로, 도레이를 잠재적으로 넘어야 할 경쟁자이자 파트너로 이해하고 있다. 효성의 차기 먹거리인 ‘탄소 섬유’ 역시 일본 도레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도레이는 일본 경단련 회장단을 오래 역임했고 현재 토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스미토모화학의 대표이사 회장이다. 일본 히타치와의 기술교류로 ICT 역량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경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 김종서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및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한편 지난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일본 경단련을 모티브로 국내 대기업들을 모아 만든 전경련은 한 때 명실상부한 재계의 소통 창구였다. 이병철 회장을 시작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구자경 LG 명예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역대 사령탑을 맡아 기업들 의견을 조율하고, 정부에 전달하는 맏형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4대 그룹이 전경련을 줄줄이 탈퇴,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의 경제인 초청행사나 경제장관회의 초청 대상 등에서도 배제되는 등의 굴욕을 당했다. 윤석열 정부가 ‘경제 안보’를 들고 나오며 다시 실리 외교를 펼치면서 전경련의 입지도 회복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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