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 기초자산으로 인수 대금 일부 확보 나서
금리 인상 악재에 자금 조달·투자 유치 우려
미래에셋운용 "차질 없이 3분기 내 거래 종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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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금리 인상 악재를 뚫고 기한 안에 4조원대 인수대금을 모두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다. 가파른 금리 상승 탓에 자금 조달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고, 부동산 인수가 대비 기대수익률 저하 우려로 지분(에쿼티·Equity) 투자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기우"라며 차질 없이 거래를 종결짓겠다는 입장이다.
◇ 리츠 설립해 투자금 확보 나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4일 국토교통부에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미래에셋세이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세이지는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의 VIP 고객을 위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11일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같은 달 26일 기존 소유주인 브룩필드자산운용과 매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행보증금 2000억원을 납부했다.
세이지리츠는 여의도 IFC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총 사업비는 7180억원이다. IFC는 대형 복합상업건물로 IFC몰, 콘래드호텔, 오피스 3개동 등 5개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을 소유한 5개의 국내 특수목적법인(SPC)이 존재한다. 매입 대금 납입을 마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개의 SPC 지분을 인수하게 된다. 연면적은 약 15만3160평으로, 국내외 금융과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모리츠와 사모펀드 운용 등을 통해 투자금을 확보하고, 3분기 내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할 계획이다. 4조1000억원대 IFC 인수 자금 가운데 2조1000억원을 대출모집으로, 2조원을 에쿼티로 조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IFC 대주단(기업에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 14곳과 리파이낸싱(재대출) 연장 여부를 조율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리 인상 '악재'…회사 측 "기우"
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다. 기준 금리 상승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선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인수 당시 4% 초반으로 예상됐던 부동산 담보대출 선순위 금리는 최근 5%대까지 올랐다. 조달 금리 급상승으로 기관투자자들의 유동성도 쪼그라들었다.
특히 고금리는 리츠 흥행의 걸림돌이다. 기대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금 모집엔 부정적 요인이다. 리츠는 대출 또는 유상증자로 현금을 마련해 자산을 매입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배당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조달금리가 100bp(1%포인트) 오르면 리츠의 배당수익률은 0.8~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장기 투자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IFC 오피스의 공실률은 1%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금리 상승으로 주택구입 여력이 약화되면 임대료가 오르고, 이는 자산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 측이 예상한 지난 5월 기준 실제 수익률(캡 레이트·Cap rate)은 4%대이며, 여의도 지역의 캡레이트(연간 임대소득을 투자 원금으로 나눈 값)은 3.7% 정도다. 현재 시장에서 선순위 대출금리가 5%대로 오른 점을 감안하면 기대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만에 하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면 2000억원(이행보증금)의 손실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유력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을 헤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어 리츠 설립 인가가 나면 본격적인 국내외 투자자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