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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사람 중심의 미래차 산업 전환

[칼럼]사람 중심의 미래차 산업 전환

기사승인 2022. 07. 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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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구 호서대 교수
이항구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
세계 최대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고향 미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어서 올해 세계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전기차 비중은 10%를 상회할 전망이다. 신기술 제품의 기존 시장 점유율이 1%를 넘어서면 수요가 본격화하고, 5%를 넘어서면 산업화가 진행한다.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2017년에 1%를 넘어선 후 2021년에 5%에 육박한 후 올해 10%를 돌파할 예상이다. 불과 5년 만에 전기차산업의 성장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해 기준 전기차 판매가 신차 판매의 5%를 넘어선 국가는 18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로이터 등은 향후 5년간 세계 전기차 분야의 투자 예상액이 6000억 달러 이상인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전기차 개발과 양산 계획을 연이어 수정 발표했다. 그런데 국내 공급업체에서는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친다. 미래차를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대학이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때 자동차공학과와 기계공학과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졸업만 하면 직장을 골라서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모빌리티로 개념이 변화하자 기업이 내연기관 전공 졸업생의 채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은 미래, 융합,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부쳐 학과 이름을 바꾸고 있다. 하지만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될 수 없다는 말과 같이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전환이 없이는 우리에게 미래차는 먼 미래가 될 수 있다.

자동차는 진화를 거듭해 2026년에는 소프트웨어 기반 전기동력 커넥티드 카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25%에 달하는 부품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구동되고, 완성차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안전과 편의 사양 등을 유료로 원격(Over the Air) 업데이트하는 구독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따라서 차량용 소프트웨어 인력 확보가 자동차업체의 발등의 불이다. 하지만 국내 차량용 소프트웨어 인력은 500명도 안 되는 현실이다. 그나마 있는 인력마저 정보통신기술업종으로 이직하거나 해외로 나가고 있다. 임금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국내 외부감사 부품기업 1296개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외부감사 대상 기업은 자산 120억원 이상, 부채 7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종업원 수 100명 이상의 4개 요건 중 2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는 기업을 말한다. 자동차부품업체만 놓고 보자면 그나마 괜찮은 기업들로 1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기업의 2021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2.2%를 기록했다. 중소부품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6%에 그쳤다. 인구에 회자하던 아래로부터의 위기가 목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는 언감생심이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강조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산학연은 구호에만 그쳤지 산업 전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물론 선진국 산학연관이 이해관계를 떠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산업 육성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과는 사뭇 달랐다.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은 산업구조와 이해관계자도 바꿔놓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전통적인 수직계열 및 통합형 피라미드 구조가 네트워크형 수평 협업구조로 변화하고 새로운 협단체와 공급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평적인 협력구조를 강조하면서 2015년에는 이업종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서 오토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2017년에는 국제 네트워크 협력 확산을 위한 정책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우수한 정책도 소귀에 경 읽기가 되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미래차 산업에서의 적자생존은 불가피하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와 중국의 성장둔화로 인해 지난해 반짝했던 우리 자동차산업의 성장 속도가 또다시 느려질 예상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성장은 2018년부터 멈췄으며, 코로나19와 공급망 단절 등으로 인해 회복기를 점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성하에서 국내 자동차업계는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고 산업전환에 순응해야 한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경쟁 판도가 2026년부터 완전히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 자원이라고는 사람밖에 없었던 우리나라는 반세기만에 세계 5위의 자동차산업을 일구어냈다. 자동차 생산국들이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래차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듯이 산학연이 대오각성해 사람 중심의 전환과 성장에 매진한다면 21세기 미래차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

/호서대학교 기계자동차공학부 조교수 이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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