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망각과 기억 사이에 생기는 다양한 과정을 보여주고자 하는데, 서사는 짤막한 텍스트나 제목으로 표현하고 형식은 애니메이션의 잔상이나 동화 프레임을 차용한다.
그의 작업은 실제로 있는 애니메이션에 기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큰 눈이나 과장된 몸짓, 두꺼운 선 그리고 오버랩과 같은 요소로 만화적인 특징이 두드러진다.
주지오는 단순하지만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눈'이나 '표정'으로 순간의 감정을 극대화한다. 또한 그의 그림에서 겹쳐 있는 잔상은 망각과 기억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모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치다.
작품 '유당불내증의 고충' 속 인물은 다소 긴장된 손짓과 표정으로 우유팩을 뜯고 컵에 따르고 있으며, 손동작과 눈빛을 담은 순간을 순차적으로 포착해 긴장감을 살렸다. 작가는 잔상의 이미지를 확장시켜 움직임의 방향성을 좀 더 명확히 하며 애니메이션적 화면을 극대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