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다짐한 상황에서 여당의 혼란이 수습되기는커녕 수렁으로 빠지는 모양새다. 이준석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비대위 출범에 반기를 드는 것은 물론 한발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을 공개 비판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정부 여당의 국정 장악력은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은 5선 중진의원인 주호영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과연 침몰하는 당을 구하고 윤석열호의 성공을 위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국민의힘 내부에 '윤핵관'(윤 대통령 측근들)과 이준석 지지 세력 등 파벌과 분파가 많아 당의 재정비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더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최대 변수는 이준석 대표의 행보다. 예고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 이 대표 징계의 적법성부터 비대위 출범까지의 과정을 당이 아닌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하는데 결과에 따라 대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당의 혼란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 정치공세를 부를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과 당이 함께 어려워지는 셈이다.
국민의힘 혼란은 대통령실과 여당, 정부의 힘을 빼놓는다. 자칫 출범 100일도 안 된 윤석열 정부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인사 문제와 설익은 정책 발표 등 부족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냉철하게 돌아보고, 당 지도자들은 욕심부터 내려놔야 한다. 이준석 대표도 당과 대통령을 위해 자중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당도 살고 대통령도 살고 본인도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