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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된 이재용 ‘회장’ 시대 열리나… TSMC·애플과 승부 채비

복권 된 이재용 ‘회장’ 시대 열리나… TSMC·애플과 승부 채비

기사승인 2022. 08. 15.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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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450조 대규모 투자 본격화할 듯
반도체·바이오·AI 등 신성장 IT
경영 속도 위해 '회장' 승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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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 되면서 450조원에 달하는 예고된 천문학적 규모 투자가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시선이 향하는 곳은 반도체와 바이오, 그리고 AI 등 신성장 IT다. 특히 삼성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모바일사업은 한계를 깨기 위한 과감한 승부수가 던져진 참이다. 반도체 1등 대만 TSMC를 넘기 위한 시스템반도체 3나노 파운드리 양산, 모바일 강자 애플과 한판 승부를 위해 드라이브 건 '폴더블'이 그 수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부회장' 타이틀을 떼고 '회장'으로 올라 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미 삼성 총수이지만 '회장' 직함이 심어줄 수 있는 확신과 무게감은 대외 협상력을 높이고 다양한 협력사와의 소통에서도 신뢰를 더해줄 수 있어 경영 속도전과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삼성전자 전자공시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8조9449억원으로 2019년 말 26조8869억원에 비해 82% 늘었다. 단기금융상품과 재고자산 등까지 포함한 유동자산은 232조3690억원에 달한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넘나들고 있는 판이라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 유입이 매우 순조롭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렸다. 향후 삼성의 의사결정이 한층 더 과감해지고, 그간 다소 지지부진 했던 투자가 시작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앞서 5월 삼성전자는 향후 5년간 총 45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내서 360조원, 해외서 90조원이다.

투자의 중심은 국내외에서 지어질 초대형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장이다. 현재 삼성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 53.6%의 세계 1위 대만 TSMC에 맞서 숨가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 장악력은 16.3%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좁히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출사표는 하반기 세계 최초 GAA 기반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들어가면서 던져졌다. 수율을 높여 안정성과 품질력을 인정 받고 고객사를 빠르게 늘려야 하는 게 과제다. 때문에 진짜 승부처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GAA 2세대부터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부회장은 오너의 수완을 발휘해 고객사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오는 TSMC 리스크를 활용하고 칩4 동맹을 통한 외교적·실리적 역학관계를 파고 들어 TSMC 충성고객들을 빼내야 하는 어려운 임무다. 다양한 펩리스 기업에 대한 전략적 인수합병(M&A)에도 나설 전망이다. 현재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 ARM, 차량용 반도체 기업 NPX반도체와 인피니온 등이 대상으로 거론 된다. 삼성은 2017년 자동차 오디오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이후 이렇다 할 M&A가 없었던 상태다.

모바일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은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폰 시장 점유율 60%의 애플을 상대해야 한다. 고가폰 영역을 애플이 점유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써내가고 있는 반면 점유율 17%에 불과한 삼성전자의 MX사업(구 무선사업부) 영업실적은 매분기 뒷걸음 치고 있다. 승부수는 애플이 아직 출시하지 못한 '폴더블'이다. 프리미엄폰 시장의 트렌드를 '폴더블'이라는 새 전장으로 옮겨가기 위해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옛 페이스북) 같은 '반 애플' 전선을 구축했다. 함께 개발하고 연결하는 콜라보레이션이 한창이다.

고객사에 확실한 신뢰를 줘 협업에 속도를 내는 데에도 오너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 부회장의 추후 광폭 대외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애플은 2025년에야 폴더블폰 출시가 예상되고 있어 삼성은 그때까지 폴더블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판단이다. 올 상반기 글로벌 폴더블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2%로, 2위 화웨이 16%와 비교해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필요성에 대해선 산업계 전반의 공감대가 형성 된 상태로, 그 시기에 대한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오는 9월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 일정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이때 텍사스 테일러에 170억 달러에 달하는 파운드리 착공식을 진행하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도 점쳐진다. 대내외 영향력을 확보한 이후 이어질 10월 이건희 회장 2주기, 11월 이병철 선대회장 35주기, 12월 그룹 정기 사장인 인사시즌 등에서 승진이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급변하는 시장에서 연합전선을 속도감 있게 구축하고 불확실성을 뚫고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중차대한 결정을 하려면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는 게 아무래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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