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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위축에 증권사 PF, 부실 뇌관 되나…리스크 관리 고삐

부동산 위축에 증권사 PF, 부실 뇌관 되나…리스크 관리 고삐

기사승인 2022. 08. 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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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우발부채 및 대출채권 5년 새 75% 급증
국내 24개 증권사 중 익스포저 상위 메리츠증권
중소형사 중후순위 대출 비중 높아 위험도 커
각 증권사 전수조사 등 선제적 리스크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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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과중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후순위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각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관련 전수조사 및 자기자본 확충 검토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4개 증권사들의 올해 3월 말 기준 부동산 PF 우발부채 및 대출채권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5년 새 74.8% 급증했다.

증권사들은 지난 몇 년간 지속된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부동산 PF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부동산 PF 대출은 앞으로 진행될 부동산 개발 사업(프로젝트)의 수익성을 평가해 장기간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증권사는 대출채권 등에 채무보증을 서고 수수료를 받는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부실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다. PF 대출을 받은 시행사가 분양에 어려움을 겪어 연체나 대출금 상환을 못할 경우 보증을 선 증권사가 대신 채무를 갚아야 할 수도 있어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93.6으로 전월(100.2) 대비 6.6 포인트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가 집계한 자기자본(별도) 대비 부동산 금융(우발부채·대출채권·펀드)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125%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470억원이며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6조3087억원으로 추산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2019년부터 채무보증 규모를 많이 축소했으며, 대부분이 선순위 구조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확률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증권(110%, 이하 추산금액 1조2697억원), 다올투자증권(100%, 6615억원), 하이투자증권(94%, 1조3060억원), 유진투자증권(85%, 8368억원) 순이다.

자기자본 규모가 큰 4대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이 73%(4조1802억원)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비중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59%, 3조6397억원), NH투자증권(52%, 3조4363억원), 미래에셋증권(45%, 4조2075억원) 순이었다.

또 중소형사일수록 위험도가 큰 대출 비중이 높았다. 중형사(자기자본 1~3조원)의 중후순위 대출 비중은 63%, 소형사(1조원 이하)들은 72%로 나타났다. 중후순위 대출은 변제 우선 순위가 선순위 대출에 밀려 디폴트 시 회수 가능성이 낮아진다. 부동산 PF의 마중물 격 자금인 자본 대비 브릿지론(본 PF 전 토지 매입 및 운영 자금 단기 대출)의 위험 노출도 중소형사(18%)가 대형사(10%) 대비 크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유동성 장세 속 위험을 과도하게 인수했던 일부 증권사는 수익성 저하뿐만 아니라 투자자산 부실화 위험에도 노출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PF 관련 우려가 커지자 각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실제로 자기자본 대비 개발단계의 부동산 익스포저 비중만 본다면 80~85% 수준"이라며 "모든 부동산 PF 관련 현장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며 리스크 요인을 다각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자기자본 및 보완 자본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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