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칼럼] 전기차로 대전환기를 맞이하는 자동차산업

[칼럼] 전기차로 대전환기를 맞이하는 자동차산업

기사승인 2022. 08. 18. 17:3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IMG_0747_A(사진)
김시호 연세대학교 IT융합공학부 교수
2020년 이후 자동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엔진 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산업의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2010년대 후반기까지만 해도 하이브리드나 수소차 단계를 거쳐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리라 예측하는 일부 전문가가 있었으나, 그들도 최근에는 이미 전기차 전환이 대세이며 전기차산업 시대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리라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EU는 최근 2035년부터는 내연기관 차의 신규 판매 금지를 법률로 제정하였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 중국 등 대부분 국가가 빠르면 2030년부터 늦어도 2040까지는 내연기관 차의 신규 판매 금지 정책을 시행을 예고하고나 있다. 내연기관차의 소멸은 단순히 자동차산업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화석 연료 시대에서 전기 에너지 시대로의 본격적인 산업의 전환을 의미하며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으로 엄청난 대변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면 전기자동차는 1880년 정도에 내연기관차보다 30년 먼저 상용화되었다. 1920년대에 들어서 포드와 벤츠에서 내연기관차를 본격 상용화하기 이전에는 뉴욕과 파리에서 운행하던 차량 대부분은 전기차였다. 전기차가 1920년대부터 내연기관차에 밀려난 이유는 그 당시 사용하던 납축전지의 에너지 저장능력이 휘발유나 등유 등 화석 연료와 비교하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충전 가능한 리튬 2차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차가 한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제품이 출시되면서 전기차의 상품성이 120년 만에 다시 확보되어가고 있다. 아직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능력, 충전시간, 안정성, 제한된 충·방전 횟수 등에서 개선할 부분이 많지만 전고체 배터리 등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이 2030년 전후로 개발되고 상용화된다면 기존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이나 안정성의 이슈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국가에서 보조금을 주면서 전기차를 장려하는 이유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의 친환경성이지만, 화력 발전으로 전기를 발전하는 경우에는 전기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과연 전기차가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논쟁이 아직도 일부에서 진행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전기 에너지 발전 기술이 전기차 보급과 더불어 필요한 이유이다.

기존 엔진 차는 약 3만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전기차는 약 1만여 개의 부품만으로 구성되어 기존 차량 대비 부품의 70%가 사라지게 된다. 특히 엔진과 트랜스미션 관련 부품은 퇴출당할 예정이고, 유압식을 사용하던 브레이크나 조향 장치들도 전동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기존 자동차의 차체는 철판을 이어붙여서 차체 프레임을 구성하던 모노코크 방식이 일반적이나, 전기차는 차량의 아래 판 위에 배터리를 쌓아서 배열하는 스케이트보드 형태나, 더 진전한 형태로는 거대한 주조 기계가 차체를 한꺼번에 찍어내는 테슬라의 다이캐스트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즉, 전기차는 동력부를 엔진에서 모터로 대체하는 수준의 변화가 아니고, 자동차 프레임과 구성 부품의 대부분이 교체되는 거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자동차 부품 공급사는 제품을 전환하지 않으면 기업 생존의 위기에 몰리게 되어 있다. 현재 약 전국에 만천여 개의 주유소 또한 전기차의 보급이 늘어날수록 그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자동차가 거대한 전자제품으로 발전하면서 자율주행을 위한 지능화가 전동화와 더불어 자동차산업의 대전환기 진입을 가속하고 있다. 전동화는 지능화를 촉진하여, 전동화와 지능화가 상호 작용하는 혁신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전기차와 관련 산업에 가장 큰 연구개발 투자를 하는 국가는 중국이며, 중국이 전기차산업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 반면에,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에 집중하였던 전통의 강자인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서서히 침몰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새로운 차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기차 침투율은 전 세계적으로는 5% 정도지만 중국은 2022년 25% 정도로 5배 이상 전기차가 빠르게 기존 자동차를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과 인터넷 기술의 발달로 전통 산업이 디지털 산업으로 재편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기존의 오프라인산업을 붕괴시키고 새로운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이 출현하고 있다. 우리는 이미 금융, 방송 미디어, 유통 등에서 이미 기존의 오프라인 서비스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나, 그동안 디지털 혁명의 전환기에서 버티고 있던 자동차산업도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거대한 대전환기에 빨려 들어가게 될 것이다.

전기차산업의 대전환은 장밋빛 미래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서 자동차 시장의 재편과 적자생존은 불가피하다. SW 중심의 기술 개편을 통해서 새로운 고용의 창출과 기존 산업의 붕괴와 기존 전통 기업의 퇴출 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자동차는 직접 고용과 고용유발 효과가 매우 큰 산업이며,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이 기존 산업의 급속한 붕괴와 재편으로 고용의 감소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는 지금 서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