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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복권 후 첫 행보, 역시 ‘반도체’… 기흥 R&D단지서 ‘초격차 기술력’ 외쳤다

이재용 복권 후 첫 행보, 역시 ‘반도체’… 기흥 R&D단지서 ‘초격차 기술력’ 외쳤다

기사승인 2022. 08.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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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차세대 반도체 개발 점검하며 본격 경영 시동
기술을 통해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성장역량 주문
2028년까지 약 20조원 투자해 첨단 연구단지 조성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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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의 모습. 사진 왼쪽부터 정은승 DS부문 CTO, 이재용 부회장, 경계현 DS부문장,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제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복권 후 첫 현장 경영은 역시 '반도체' 였다. 차세대 반도체 개발 산실이 될 R&D 센터 착공식에서 '기술'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을 '초격차' 역량을 갖춰 달라고 주문했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 회장은 이날 경기도 용인 소재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열린 차세대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행사장에서 이 부회장은 "40년 전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기흥사업장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차세대뿐만 아니라 차·차세대 제품에 대한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선언했다.

이 부회장은 또 '반도체 산업은 시장성이 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란 이병철 선대회장의 유지를 되새겼다. 그러면서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당부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DS부문장, 정은승 DS부문 CTO,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임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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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제공 =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으로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1992년 D램 시장 1위 달성, 1993년 메모리반도체 분야 1위 달성 등 '반도체 초격차'의 초석을 다진 곳이다.

삼성전자가 기흥에 새로 건설하는 반도체 R&D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최첨단 복합 연구개발 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약 10만9000㎡(3만3000여 평) 규모로 건설되며, 삼성전자는 2025년 중순 가동 예정인 반도체 R&D 전용 라인을 포함해 2028년까지 연구단지 조성에 약 20조원을 투자 할 계획이다.

R&D 단지는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삼성전자의 기흥 R&D단지 건설은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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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이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제공 = 삼성전자
기공식 이후 이 부회장은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및 DS부문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의 건의사항 등을 경청하고, 도전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조직문화 개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주요 현안 및 리스크,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진척 현황, 초격차 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향후 삼성전자는 국내외 소재·장비·부품 분야 협력회사들과의 R&D 협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우수 반도체 연구개발 인재 육성으로도 이어져 국내 반도체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장비·소재 협력회사들은 기공식을 축하하며 미래 반도체 기술 협력을 이어 나가자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경계현 DS부문장은 반도체 기술 경쟁력 확보 전략을 보고하며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들이 스스로 모이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 기회를 통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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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행보, 왜 기흥캠퍼스인가
이재용 부회장의 전격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는 기흥·화성사업장으로 기록됐다. 기흥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글로벌 반도체 기술 선도 의지를 다지고, 화성 반도체연구소를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 현황 등을 점검하는 일정이다.

반도체는 삼성의 주력 사업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은 한국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책임지는 국가 경제의 '성장판'이다. 최근 반도체를 둘러싼 글로벌 무역질서가 급격히 재편되며, 반도체는 한미 경제안보동맹의 '린치핀(핵심축)'으로도 급부상 중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방한해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았을 정도로, 한국 반도체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막중하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이 부회장이 복권 후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를 챙긴 것은 미래 먹거리 확보도 있지만, 한국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경제를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책임감과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또 '반도체 초강대국' 건설에 일조함으로써 '경제 위기 극복'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 달라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복권 결정이 내려진 후 입장문을 내고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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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은 왜 ‘초격차 기술’ 외치나
삼성전자가 수십 조원의 비용이 투자되는 대규모 연구개발 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오너의 선제적이고 과감한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선 차별화되고 경쟁력 있는 핵심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여러차례 강조해 왔다. 지난 6월에도 이 부회장은 ASML과 imec 등 유럽 출장 귀국길에 "(우리가 할 일은) 첫 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같다"며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표현했다.

이 부회장은 2년전 반도체 연구소를 찾았을 당시에도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며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삼성전자는 1993년 메모리 분야 세계 1위에 올라선 이후 30여 년간 매년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면서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선보여왔다. 그러나 반도체 기술이 나노 단위로 초미세화 되며 물리적 한계에 도달해 발전 속도가 더뎌지고 있고 경쟁사의 추격을 받고 있다.

초미세 공정 한계 극복이라는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구조, 설계, 소재, 장비, 공정, 패키지까지 전 영역에서 혁신적 도전이 요구되고 있으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를 하는 연구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최첨단 설비가 갖춰진 연구개발 전용 라인이 완성되면 다양한 테스트가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어 차세대 신제품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반도체의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의 기흥 R&D 단지 개발을 통해 국내 소재, 장비, 부품 협력회사들과의 연구 활동도 자연스럽게 확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는 설계-소재-장비-부품-공정-검사 등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협력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최첨단 시설을 갖춘 반도체 연구개발 단지가 들어선다는 것은 한 기업의 역량 향상뿐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생태계가 동반 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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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사진 가운데)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사진 왼쪽부터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진교영 삼성종합기술원장, 경계현 DS부문장, 이재용 부회장, 정은승 DS부문 CTO,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제공 =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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