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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울트라 스텝’ 나오는데…잰걸음 예고했던 한은의 고민

미국 ‘울트라 스텝’ 나오는데…잰걸음 예고했던 한은의 고민

기사승인 2022. 09. 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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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커지면서 화폐가치 폭락…외화 유출 우려
정부 "美 CPI 예상치 웃돌아...글로벌 인플레 주의해야"
전문가들 "한은, 점진적 기조 발언 부담되도 빅스텝해야"
금융시장 패닉<YONHAP NO-4903>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3원 오른 1,390.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제공 =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 시장이 크게 치솟으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한은 또한 빅스텝(0.5%포인트 이상)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미 금리차가 더욱 벌어질 경우 우리나라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외환시장이 흔들릴 뿐 아니라 물가 상승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실제 이날 미국 CPI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만에 1390원선을 돌파했다. 정부는 이날 비상경제TF 회의를 열고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하락하고 물가는 상승하는 현상)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국의 소비자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경기 침체 또한 예상되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3원 오른 1390.9원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93.0원에 거래가 시작됐는데 1390원을 뛰어넘은 건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블룸버그 예상치인 8.1%보다 상승폭이 더 컸다. 특히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6.3%로 급등했다. 이에 노무라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폭을 당초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로 상향 조정하면서 연내 미국 기준금리가 최대 4.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이나 울트라 스텝(1.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지난 7월 한은은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앞으로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점진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연말까지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더욱 커져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이날 한은은 미·유럽 경기침체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에서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면 국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미국 경기 침체로 대내외 수요가 위축이 되면 국내 성장세와 물가 오름세가 동시에 둔화되겠으나, 유럽발 공격 충격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국내 성장률은 낮아지고 물가상승률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고물가 장기화에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전망으로 한은의 빅스텝 또한 불가피해졌다고 본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상황에 맞춰 우리나라가 빅스텝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한은이 높지 않은 형태로 금리 인상을 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물가 상승 속도를 낮추기 위해선 빅스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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