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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손정의, ‘80조 ARM 메가딜’ 해법 촉각

이재용·손정의, ‘80조 ARM 메가딜’ 해법 촉각

기사승인 2022. 10. 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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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거목 회동에 이목 집중
독과점 이슈 탓 단독 인수 어려워
지분 투자 등 협력 가능성에 무게
SK 등과 연합군 구성 시나리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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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반도체 설계회사 'ARM'에 대한 전략적 협력 방안과 관련해 어떤 해법을 내놓을 지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반독점 이슈를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서 삼성의 단독 인수는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선 삼성의 지분 일부 매입이나 SK 등과의 연합전선 구축 가능성 등의 시나리오가 쏟아진다.

3일 재계에 따르면 80조원에 달하는 '메가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은 가운데 지난 1일 방한한 손 회장은 일주일 가량 머물며 이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입국장에서 방한 목적을 '비즈니스'라고 짧게 답한 손 회장은 화제가 되고 있는 'ARM'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 회장이다.

이번 손 회장의 방한은 이 부회장과의 ARM 매각 논의가 1순위다. 지난 달 공개석상에서 손 회장은 "삼성과 ARM 전략적 제휴를 논의하고 싶다"고 했고 이 부회장도 유럽에서 귀국하며 "(손 회장이) 제안 할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고 한 바 있다.

ARM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앞서 미국의 글로벌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400억 달러에 ARM 인수에 나섰음에도 경쟁당국이 반독점 이슈를 들어 반대해 무산 된 상태다.

전세계에서 반도체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 역시 독과점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단독 M&A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매출 27억달러(한화 3조9000억원) 수준의 회사를 현재 거론되는 600억달러(약 85조원) 가치로 사들이는 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때문에 유력하게 거론 되는 시나리오는 일부 지분 투자다. 삼성전자가 ARM의 소수지분을 인수하는 '프리 IPO 투자(기업공개 전 투자)' 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소프트뱅크는 ARM 상장을 추진 했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지지부진한 상태다. ARM은 최근 쿠팡에서 일하는 30년 경력의 IPO 전문가, 제이슨 차일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해 이같은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의 M&A 가능성도 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무산된 이후 인텔·퀄컴·SK하이닉스 등도 '컨소시엄을 통해 ARM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이 최태원 SK 회장이나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과 회동하고, 나아가 삼성과 SK의 연합군을 형성 할 거란 얘기까지 흘러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여러 제약 때문에 큰 논의 보다는 긴밀한 기술적 협력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분을 경쟁사들과 공동 인수에 나설 경우 기술 공유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하기 때문에, 첨단 반도체 개발을 구체화하는 수준에서 손잡을 수 있다는 식이다.

두 총수의 회동이 재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과거 끈끈했던 행보에 기반한다.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일본어에 능통한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인연은 20년을 훌쩍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말에도 양 사가 영국 팹리스기업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한 바 있다. 이후 자주 만나고 통화로 허심탄회하게 사업 구상을 공유, 협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져보면 ARM을 놓고 수십년간 소통해 온 셈이다.

이후 역대급 대작인 갤럭시S4를 내놓은 2013년 손 회장을 만나 사업구상을 나눈 바 있다. 갤럭시 S4는 누적 7000만대 이상 팔려나간 삼성의 역작으로 평가 받는다. 2014년엔 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기 한달 전 손 회장과 만났다. 그 해 삼성전자는 IoT(사물인터넷) 플랫폼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다. 현재 스마트싱스는 삼성의 대표적 에너지관리 솔루션으로 거듭났다.

2016년 ARM을 인수 후 방한한 손 회장은 삼성 서초사옥에서 이 부회장을 만나 2시간 30분 동안 IoT 사업과 ARM과 삼성간 포괄적 협력방안을 논의 하기도 했다. 그 해 이 부회장은 글로벌 오디오그룹이자 전장업체인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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