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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해운사의 변신, 항공·택배·철도 결합…육해공 다 한다

유럽 해운사의 변신, 항공·택배·철도 결합…육해공 다 한다

기사승인 2022. 10. 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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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게티이미지뱅크
세계 1~3위 유럽 해운사들이 항공·철도·화물을 결합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고 있다. 컨테이너선으로 옮긴 화물을 철도에 실어 주요 도시로 운송하거나, 일정이 촉박한 고객에 항공화물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해상운임 급증으로 막대한 이익을 남긴 해운사들이 종합 물류 기업으로 도약에 나선 것이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47%를 차지하는 세 업체의 경쟁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지난 3일 과일·채소 등 온도에 민감한 화물을 선박과 철도로 옮기는 운송 옵션을 선보였다.

최근 유럽에서 화물운송 지연이 잦아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고객사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선박에서 곧장 철도로 옮겨실으면 주요 도시까지 막힘없이 도착할 수 있다. 해운과 철도를 결합한 물류 솔루션인 셈이다. 디에고 페르도네스 몬테로 머스크 전무는 "해양·철도 통합 솔루션은 더 많은 목적지를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최근 홍콩 물류기업 LF로지스틱스 인수도 마쳤다. LF로지스틱스는 아시아 지역 223개 물류센터에서 B2B(기업간 거래)·B2C(기업과 소비자 직접거래)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지난 4월에는 '머스크 에어카고'를 설립하며 항공물류 시장에 진출했다.

유럽 해운사들의 서비스 확장은 지난해를 강타한 '물류대란'이 기폭제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요 항만 업무가 더뎌지면서, 납기일을 한 달 이상 못 지킨 사례가 속출했다. 항구에 컨테이너를 내렸더라도 도시 곳곳으로 옮겨줄 화물트럭이 없어 고충을 겪은 화주들도 적지 않다.

세계 2위 해운사 스위스 MSC가 내년 초부터 'MSC 에어카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컨테이너 고객사의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MSC는 보잉 777-200F 항공기 4대로 항공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렌 토프트 MSC CEO(최고경영자)는 "컨테이너 운송이라는 우리의 핵심 비즈니스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항공화물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며 "시장이 원하는 다양한 운송 방법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은 최근 자동차 물류전문업체 제프코(GEFCO)와 배송전문기업 콜리스프라이브(Colis prive)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해운업에서 항공물류로 영역을 넓혀 'CMA CGM 에어카고' 솔루션을 출시했다. CMA CGM은 세계 3위 해운사로 시장점유율 12.5%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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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선에 화물을 싣고 내리는 모습/사진=게티이미지뱅크
김인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유럽 해운사들이 최근 서비스 영역을 넓히면서 컨테이너선과 항공, 철도 물류 솔루션을 고객사에 한 번에 제안하고 있다"며 "납기일자를 반드시 지켜야 하는 화주들로선 여러 대안이 있는 해운사를 더욱 신뢰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업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교수는 "최근 컨테이너 해상 운임 가격이 많이 떨어졌는데, 항공운임은 상대적으로 하락이 덜 한 편"이라며 "화주들은 여러 업체에 맡기던 계약을 한 번에 할 수 있고 해운사는 여러 서비스를 운영해 해상운임 하락기에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관세물류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7일 5109.6 포인트에서 최근 1922.96 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한편 국내 해운사 HMM은 유럽 선사들과 달리 본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HMM 관계자는 "오는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해 컨테이너 선복량 확대, 벌크선 확보, 글로벌 항만시설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투자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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