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LG-SK 배터리 전쟁’ 2라운드…현대차 美공장 배터리 파트너 쟁탈전

‘LG-SK 배터리 전쟁’ 2라운드…현대차 美공장 배터리 파트너 쟁탈전

기사승인 2022. 10. 06. 17: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국 특허소송전 이은 자존심 경쟁
각각 풍부한 생산경험·안정성 강점
파트너 선정 땐 신차에 배터리 공급
UAM 시장 열리면 더 큰 기회 활짝
KKJJJ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제공=LG에너지솔루션, SK온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공장 배터리 파트너 자리를 놓고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톱6 완성차 업체이자 전기차 판매량 순위는 2~5위권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특허소송전에 이은 'LG-SK 배터리 전쟁' 2라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배터리 파트너를 놓고 LG에너지솔루션·SK온과 수 개월 째 협상을 이어오고 있다.

조지아 공장 파트너는 오는 2025년 출시될 현대·기아차의 신차 대부분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또 현대차가 전기차에 이어 진출을 선언한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이 열리면 배터리 파트너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으로선 놓칠 수 없는 자리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은 풍부한 해외 생산 경험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폴란드, 미국 등에 세운 공장에서도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권 부회장이 강조하는 스마트팩토리를 전 세계 공장에 이식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충북 오창공장을 '마더 팩토리'로 기준을 삼고 전 세계 공장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권 부회장은 기술 인력 채용이 어려운 미국에서도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온 힘을 쏟고 있다.

SK온은 단 한번도 화재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안정성이 강점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과 달리 해외생산 경험이 적고, 각 공장의 수율을 높이는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RA) 영향으로 전기차 생산이 시급한 현대차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조지아 공장 투자를 발표했다. 그동안 전량 울산에서 생산하던 전기차를 미국에서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 설비투자를 발표했던 GM, 포드, 혼다, 스텔란티스는 전기차 배터리 파트너사를 공개했지만 현대차는 아직 파트너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가 그동안 협력해온 LG에너지솔루션, SK온 두 회사 중 한 곳과 합작사를 세울 것이란 추측이 제기됐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basic_2022
현대차의 최근 전기차 라인업. 미국 조지아 공장이 완공되는 오는 2025년에는 현재 준비 중인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전기차들이 생산될 전망이다.
특히 SK온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현대차는 지난해와 올해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5', '아이오닉6'에 SK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기아차의 'EV6'와 내년 4월 출시를 앞둔 'EV9'도 SK온 배터리가 실린다. 제네시스의 'GV60 EV'와 'GV70 EV'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 리콜사태 이후 출시된 현대차그룹 신차에서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최근 공개한 아이오닉6의 올해 주문 물량은 SK온 배터리가, 내년부터는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이 탑재될 수 있다는 추정도 제기됐지만 현대차 측은 "공식적으로 배터리 제조사 변동을 밝힌 적은 없다"고 전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는 대부분 3~4년 전부터 기획, 설계가 시작된다"며 "최근 출시되는 현대·기아차에 SK온 배터리가 주를 이루는 이유 중 하나도 2019~2020년 코나 화재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가 SK온과 조인트벤처를 세우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생산하려는 전기차 차종 범위가 넓어 한 회사만으로는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며 "양사 모두 미국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까지 염두하고 배터리 파트너사를 폭 넓게 운영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