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美 백악관 “중국, 평화적 시위 보장해야”…압박 메시지 수위 조절

美 백악관 “중국, 평화적 시위 보장해야”…압박 메시지 수위 조절

기사승인 2022. 11. 29. 14:1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바이든-시진핑 '화해' 약속 금갈까 신중함 해석
"전세계 어디든 평화시위 권리 있어" 원론 입장
"봉쇄로 코로나 억제 못할 것" 현실성 지적도
홍콩서 중국 본토 시위 연대하는 백지시위 연일 열려
28일(현지시간) 홍콩에서 열린 중국 우루무치 화재참사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시민들이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의미로 백지를 들고 있다. / 로이터 =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28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벌어지는 '제로 코로나' 정책 반대 시위에 대해 "평화적으로 모여서 시위할 수 있는 권리는 보장돼야 한다"며 원론적 지지 입장을 밝혔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지만, 특정 사안을 언급하지 않으며 비판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중국 정부의 강경 진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최근 조성된 미·중 간의 화해 분위기를 깨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의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한결같다"며 "백악관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NSC는 앞서 대변인 명의로 "중국을 포함해 미국과 전 세계에서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있다"고도 말했다.

백악관의 입장은 중국에서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가 수도 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가운데 나온 것으로, 무차별적 진압에서 대한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평화집회 보장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NSC는 또 제로 코로나 정책 자체에 대해서도 이를 통해 코로나19를 억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실효성을 지적했다. 커비 조정관은 "봉쇄는 우리가 지지하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중국 내에도 우려하는 사람들이 분명하게 있으며, 그들은 항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NSC 입장에는 시위대 및 언론인을 구금하고 위해를 가하는 것을 중지하라는 명시적인 요청이 포함되지 않아 미국이 다소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커비 조정관은 "우리는 이 사안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이 중국 시위를 지지하는 조심스런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다. WSJ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이달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충돌을 줄이기로 합의한 직후 불거진 시위가 향후 계속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에게 직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정부가 시위에 대해 더 강경한 언사를 하거나 실질적 행동을 취할 경우 미·중 정상의 화해 약속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정부가 두 달간 지속된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해왔고 중국에도 확실한 목소리를 내라는 국내적 요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비슷한 사안에 대해 이중적 자세를 취하기가 부담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도 백악관은 이란을 향해 "평화적 시위 권리에 대한 지지뿐만 아니라 시위대에 대응하는 방식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 시위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반응이 있었는지에 대해 "대통령은 세계 곳곳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대통령은 중국 내에서 진행되는 일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며 "대통령은 이를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시위 활동에 대해 신경을 쓰고(mindful)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커비 조정관은 "시위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우리가 하는 것은 평화적 시위권리에 대한 분명한 지지"라며 "지금은 중국 국민과 중국 정부가 말해야 할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