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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불교 교과서 ‘정법안장’ 출간...동국대 전 총장 보광스님 역작

글로벌 선불교 교과서 ‘정법안장’ 출간...동국대 전 총장 보광스님 역작

기사승인 2022. 12. 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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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종 도겐스님 역작...한국어 요약본 나와
옛 일본어와 방대한 양에 그간 번역 어려워
"소승불교 가르침을 선불교에 녹인 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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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스님(동국대 전 총장)이 정법안장 출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보광스님은 일본 유학시절 일본 조동종 도겐스님을 알게 되면서 정법안장을 접하게 됐다./사진=황의중 기자
일본 조동종 개산조 도겐(道元·1200~1253)스님의 저서 '정법안장(正法眼藏)'의 한국어 번역본이 드디어 나왔다.

선불교(禪佛敎)의 교과서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이 책은 95권에 달하는 방대한 양과 고대 일본어로 쓰인 탓에 번역서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동국대 전 총장을 지낸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스님이 석·박사와 교수 등 266명이 넘는 사람들과 노력한 결과, 정법안장을 12권으로 요약한 '역주 정법안장 강의'가 나올 수 있었다.

보광스님은 1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금생의 화두를 마친 것 같다"며 이 책을 완성한 소감을 밝혔다.

정법안장은 도겐스님의 저서로, 그가 중국 유학 중 체험한 송대 선원수행과 의례, 사원생활, 청규, 수계 등이 자세히 담긴 기록이다. 특히 불교 역사적으로 초기 상좌부 불교(테라바다)가 대승불교 속에 녹아드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중요한 선종 문헌으로 꼽힌다. 전 세계 선불교를 연구하는 데 교재로 쓰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보광스님이 처음 정법안장을 접한 것은 1980년 일본 유학시절이었다. 임제종과 수당시절 선어록이 주류였던 당시 풍토에서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묵조선의 조동종 저작을 접한 것은 그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특히 보광스님은 성철스님, 혜암스님, 서암스님 등 국내 내로라하는 선승(禪僧)들이 정법안장을 추천했던 것과 전 세계에서 '선'하면 도겐스님의 저서로 공부한다는 데서 정법안장의 가치를 발견했다.

보광스님은 "우리나라 불교는 편식했다고 할 수 있다. 임제종 중심으로 가다보니 부족함을 느낀 불자들이 최근 미얀마나 태국 등에서 상좌부 불교를 공부하는 경향이 있는데 정법안장은 니까야(아함경), 아비달마(論藏) 같은 초기 불교 경전을 언급할 뿐만 아니라 선어록(禪語錄)까지 전부 다루고 있다. 소승불교 전통에서 대승불교 전통인 선불교까지 연결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철스님의 상식을 깨는 법문도 이런 정법안장을 공부하고 나온 것"이라며 "현재 우리나라에선 전수가 되지 않은 선불교 문화가 많다. 선방 대중공양 의례나 열반경을 인용한 49재 법문과 예식 등 전수가 되지 않은 전통을 정법안장에서는 상세히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보광스님은 "도겐스님의 조동종은 가마쿠라시대 서민 불교로 전파되면서 현재 일본에서 두번째로 큰 종파가 됐다. 현재 일본의 정서와 사유에 영향을 미친 게 정법안장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선불교를 논할 때 정법안장을 기본 교재로 삼는 이상 다른 나라의 학자 또는 불자들과 대화를 위해서도 이 책을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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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스님이 12권으로 요약해서 낸 '역주 정법안장 강의'./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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