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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후계자들] ‘절차탁마’ CJ 이선호…해외 공략·우선주 확보 ‘착착’

[재벌집 후계자들] ‘절차탁마’ CJ 이선호…해외 공략·우선주 확보 ‘착착’

기사승인 2023. 0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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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만에 지분율 3% 가까이 늘려
올리브영 상장 주시하며 소량 확보
美 슈완스 법인·CJ푸드 통합 성공
캐나다·호주 등 미개척지 진출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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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후계자 준비는 한 마디로 절차탁마다. 90년생(32세)의 젊은 나이이지만 지분 승계와 경영 수업 과정을 타이트하게 진행 중이다. 지분은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경영능력은 그룹이 가장 주력하는 해외에서의 성과를 떠안았다.

이선호 실장의 승계 준비 과정은 재계에서도 주목도가 높다. 범삼성가에서 재계 순위권 중 경영에 참여한 '4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실장의 승계 과정은 재계에서 두고두고 회자 될 가능성이 높다.

◇ 우선주 지분율 9개월만에 3% 가까이 늘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이 실장의 우선주 지분율은 28.98% 수준이었다. 이는 2021년 말 기준에서 2.7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가장 최근의 지분율 공개가 지난해 3분기 말인 만큼 현재 기준으로 보면 지분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보통주도 조금씩 늘리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이 실장의 보통주 지분율은 2.75%였으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8%로 소폭 증가했다.

우선주 지분을 보다 속도를 내 조금씩이라도 확보하는 이유는 CJ올리브영의 상장만을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리브영이 기업 공개를 하면 구주매출을 통해 승계 자원을 마련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가능성이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었다. 현재 이재현 회장의 CJ 지분은 42.07%로, 이 실장과는 격차가 크다. 대신 이 실장은 올리브영 지분 약 11%를 보유 중이다.

그러나 올리브영은 주식시장 자체가 침체된 탓에 상장 시기를 관측하고 있다. 승계 자원 마련이 필요하긴 하나 시급한 문제는 아닌 만큼 IPO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우선주 확보를 통해 지분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그림이다.

이 우선주는 2029년 보통주로 전환하는 신형우선주로, 추후 지분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장 최신 기준인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 실장의 우선주까지 합한 CJ 지분율은 6.45%로 계산된다. 2021년 말보다 0.73%포인트 증가했다.

◇ CJ제일제당 미개척지 진출…추후 경영능력 근거
지분 승계작업과 발맞추고 있는 작업은 경영 능력에 대한 포트폴리오다. 이 실장이 이번 인사에서 담당에서 실장으로 내부 승진을 한 이유에 대해 CJ 관계자는 "이 실장은 식품전략기획1 담당으로 일하며 미국 슈완스 법인과 씨제이푸드법인을 성공적으로 통합하면서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법인 통합 프로젝트를 잘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확장을 위한 10개년 로드맵 수립, 미주 사업 대형화 기반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CJ그룹은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매출성장을 꾀하고 있다. 이 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바로 해외 전략이다. 이 실장이 몸담은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식품 매출의 78%가 미국에서 나올 정도로 글로벌 실적이 절대적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실장의 승진 역시 잘 닦여진 길 위해서 하던 일만 계속하라는 뜻은 아니다.

지난 9일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미진출 국가 진입 본격화와 7대 글로벌 전략제품 중심 혁신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는데 대표적으로 캐나다,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에 새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실장의 주요 업무가 식품 성장 추진, 즉 해외 시장 확대인 만큼 미진출 국가에서의 사업 확장은 이 실장에게 매우 중요한 임무다. 물론 현재로서 제일제당의 성과가 곧 이 실장의 성과라고만은 할 수 없으나 향후 그의 경영능력을 가늠할 근거가 될 수밖에 없다.

◇ 사내에서는 평범, 범삼성가에서는 존재감
사내에서는 그의 평소 모습을 두고 '조용한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워낙 튀는 법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이 '열림' 버튼을 누르고 있기에 누군가 봤더니 이 실장이었고, 사람이 타고 나서야 손을 뗐다는 평범한 목격담도 나온다.

그러나 CJ그룹에서 나아가 범삼성가로 시야를 넓히면 삼성가 종손 경영이라는 상징성을 지녀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 실장이 지분 승계 및 경영 성과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수행하느냐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2021년 이 실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충동 부동산을 매입했을 때 재계에서는 갈등관계에 있었던 삼성과 CJ의 과거사를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재계에서는 부동산 자산을 아무에게나 팔 수도 없었겠지만 한때 갈등 관계였던 CJ그룹, 그 그룹의 장남에 매각했다는 건 그만큼 시간이 흐르고 세대교체가 돼 사이가 보다 원만해졌다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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