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유경, 증가율 최고…오빠 정용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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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재현 CJ 회장은 CJ제일제당과 CJ ENM의 배당금이 줄었음에도 총 배당금 309억원으로 신동빈 회장의 추격을 따돌리고 '유통 배당왕' 자리를 유지했다.
지주사 CJ의 지분 42.07%를 보유한 압도적 지분율의 영향이 컸다. 이재현 회장은 CJ로부터 배당금 약 307억원과 CJ제일제당(0.43%)으로부터 1억8000여만원을 수령한다. CJ제일제당이 실적 부진으로 전년 대비 50% 줄어든 보통주 1주당 2500원의 배당액만 책정했고, CJ ENM도 무배당을 실시했음에도 CJ의 배당금을 전년 보다 200원 올린 2500원으로 책정해 배당왕 자리를 지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배당금 308억원으로 1위 이재현 회장과 차이는 1억원 정도다. 간발의 차로 여전히 2위다.
신 회장은 전년보다 배당금이 16억원을 늘리는 데 그쳤다. 주요 배당기업인 롯데지주(지분 13.05%)에서 전년과 똑같이 205억원을 수령한 영향이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영업이익 4918억원으로 전년보다 127.3% 증가했지만 배당 정책을 전년과 똑같이 유지해 신 회장의 배당금 수령액 증가폭이 적었다.
실적이 좋았던 다른 롯데계열사에서의 배당금 수령액은 늘었다. 롯데쇼핑(10.23%)에서 95억원, 롯데제과(1.93%·롯데푸드와 합병)에서 4억원, 롯데칠성음료(우선주 8.24%, 보통주 0.47%)에서 4억원을 받는다.
이는 상장사 공시 기준이며, 롯데물산(1.8%)·롯데건설(0.6%)·코리아세븐(3.1%)·한국후지필름(9.8%) 등 비상장사까지 감안하면 배당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1·2위와 격차가 크지만 그 뒤를 정용진·정유경 신세계그룹 남매가 뒤쫓고 있다. 이마트 지분만 18.6% 보유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1년과 마찬가지로 이마트에서만 103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인물은 정유경 총괄사장이다. 신세계와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지분 각각 18.6%, 15.1%를 보유하고 있는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두 회사에서 배당금 96억원을 받는다. 전년 대비해 35.2%나 오른 금액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6454억원을 기록해 배당금도 보통주 1주당 3000원에서 3750원으로 올렸고, 신세계인터내셔널도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배당도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하기로 했다.
보통주 1주당 500원이나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액면가 5000원인 주식을 1000원으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실시함에 따라 단순 계산하면 2500원을 책정한 셈이다.
오빠와의 배당금 차이도 겨우 7억원 정도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난해 총 배당금 78억원을 수령한다. 현대백화점이 보통주 1주당 1100원에서 1300원으로 올렸지만 17.09%의 낮은 지분율에 배당금이 52억원에 그쳤다. 여기에 현대그린푸드(12.7%)에서 2021년과 마찬가지로 26억원을 수령하면서 전년 대비해 11.4% 증가한 78억원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떨어지면서 주주친환정책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배당 상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데다 실적이 좋은 사업부문으로 배당금을 높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고물가·고금리에 유통업계 실적 부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