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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대구 이슬람 성원 논란, 종교 자유 아닌 체제 문제

[기자의눈] 대구 이슬람 성원 논란, 종교 자유 아닌 체제 문제

기사승인 2023. 02. 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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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기존의 종교와 달라...다른 관점의 접근 필요
종교법과 가르침을 분리할 수 없는게 이슬람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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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 성원 건축을 둘러싼 논란으로 한국사회가 이슬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슬람 관련 보도·토론 대부분은 이슬람 문제를 기존의 종교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다루려고 한다. 이를 보면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이슬람 문제는 종교가 아닌 하나의 사회체제가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봐야 한다. 즉 한국사회가 '새로운 사회질서를 얼마만큼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 보는 게 바람직한 접근법이다.

가톨릭·개신교·불교 등 우리나라의 기존 종교들은 종교적 신념과 법이 충돌할 때 대체로 사회법을 따랐다.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종교적 양심은 드러나는 부분에선 제약이 따른다'는 취지로 종교의 자유를 정의했다.

그러나 가르침과 종교법(샤리아)이 분리되지 않는 이슬람은 사회법보다 종교법을 우선한다. 꾸란(경전)과 샤리아가 최우선인 무슬림은 하루에 메카를 향해 다섯 번 절을 하는 등의 율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 때문에 무슬림 이민자가 많은 유럽에서는 학교에서 히잡을 허용하거나 학교급식에 할랄 푸드를 제공하는 등 무슬림을 배려하는 사례가 다수다.

대한민국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 헌법은 유럽의 30년 전쟁에서 파생된 종교의 자유(다시 말해 개종의 자유)를 기본정신으로 한다. 그러나 서구와 다른 역사의 길을 걸은 무슬림들은 '우리는 그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개종의 자유와 선교의 자유를 공식적으로 허락하는 무슬림 공동체는 없다.

한국사회가 이슬람 문제에 대해 기존 방식과 다른 접근법을 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산률 저하로 국내 무슬림 이민자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제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결법도 찾을 수 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 기대와 다른 행동을 했다고 마냥 화를 낼 일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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