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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미분양 털기…‘계약금 원금 보장’ 재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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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3. 03. 06. 17:42

건설업체 출혈 마케팅 봇물
시세 떨어지거나 해지해도 '원금'
기존 수분양자에 적용 등 차별화
전문가 "정부 시범매입 등 검토를"
병점역 아이파크 캐슬 건설공사 현장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위치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 /제공 = 화성시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업체의 파격 혜택, 출혈마케팅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분양이 쌓이자 건설업체들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 내걸었던 파격적인 혜택이 재등장했다. 미분양 해결을 위한 이 같은 고육지책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전망이다.

6일 분양업계 등에 따르면 일산 위브더제니스,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 등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12년 등장했던 '계약금 원금보장제' 혜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 혜택은 입주 시점에 가격이 떨어지거나 수분양자가 입주를 포기할 경우 조건 없이 계약금을 돌려주는 것이다. 당시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나온 것인데 지난해 '인천 청라 더리브 티아모 까사' 등 일부 단지에서 이를 도입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방에서 이런 혜택을 내건 단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군산 신역세권 예다음'은 전북지역 최초로 세세가 떨어지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며 원금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입주예정일 한 달 전 시세가 분양가 대비 하락하면 원금 전액을 돌려주는 것이다. 여기에 향후 계약을 변경하면 기존 수분양자에게도 소급 적용하는 '안심보장제'를 적용하고 있어 타 단지와 차별화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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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대구에서는 지난해 '달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에서 '계약금 안심보장제'를 선보이는 등 미분양 물량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놓은 바 있기도 하다. 대구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지난 1월 기준 1만3565가구로 전국 최다 기록을 세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상당수 단지에서 이 같은 혜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외에도 강원, 충북, 전북 등에서도 1월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12월 대비 30% 넘게 급증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 달만에 30% 이상의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30%를 넘어서면 건설사 부도 가능성 등 대형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정부에서 미분양주택 매입 등 물량 해소에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아직까지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직접 나서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분양가를 낮춰도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면 정책 당국이 고민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고민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고 건설사들의 분양가 할인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상황이 반영된 정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물량의 공공매입 후 임대는 면밀한 기준을 세워서 시범적이라도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가격 등에 대한 기준 등을 마련해 미분양 아파트에 과도한 혜택이 없도록 선별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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