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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CS’ 겹악재에…외국인 ‘배·반·금’ 팔았다

‘SVB·CS’ 겹악재에…외국인 ‘배·반·금’ 팔았다

기사승인 2023. 03. 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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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증권시장에서만 7042억원어치 순매도
2차전지주 차익실현, 반도체· 금융주 투심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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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사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이들은 주로 2차전지주와 반도체주, 금융주 등을 팔아치웠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크레디트스위스(CS) 위기 등 겹악재로 인해 전반적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 전체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5755억원치를 팔아치웠다. 시장별로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7042억원어치 내다팔았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287억원어치 사들였다. 코넥스 시장에서는 3100만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종목별로 보면 2차전지 관련주인 에코프로(3738억원), 에코프로비엠(1443억원), POSCO홀딩스(1229억원) 등을 많이 팔았다. 이어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를 2930억원어치 팔았고, 금융주인 KB금융(663억원), 신한지주(588억원), 하나금융지주(326억원), 메리츠금융지주(199억원) 등도 순매도했다.

올들어 주가가 크게 오른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연초 외국인 투자자들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올들어서만 각각 263%, 114% 급등했다. 지난해부터 2차전지용 핵심 소재로 쓰이는 리튬과 관련된 종목으로 주목받은 포스코홀딩스 역시 올들어 18% 올랐다. 지난달 중순까지만해도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3254억원, 에코프로비엠을 3598억원, POSCO홀딩스를 459억원어치를 각각 순매수했다. 그러나 본격 상승세를 보인 이달 중순부터는 꾸준히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 관련 신사업 모멘텀으로 관련주들이 크게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최악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15일 하루에만 1118억원어치의 외국인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이는 지난해 9월20일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큰 매도세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적자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올 1분기 실적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6% 줄어든 5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큰폭 적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보다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주의 경우 SVB 파산 사태로 인해 연일 약세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은행권 대출금리를 낮추라고 압박하면서 배당 확대 기대감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SVB 사태로 촉발된 금융권 혼란으로 인해 주식시장에서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기조가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은 낮다"며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이달 금리 동결 또는 인하는 오히려 시장에 혼란스러운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금융 불안이 지속된다면 실물경기로의 전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유동성 경색으로 은행들의 부담이 커지면, 가계와 기업의 이자가 늘면서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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