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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자랑스럽냐”…미셸 여 오스카 수상에도 냉담한 일부 말레이인들

“왜 우리가 자랑스럽냐”…미셸 여 오스카 수상에도 냉담한 일부 말레이인들

기사승인 2023. 03. 2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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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미셸 여(중국명 량쯔충·양자경)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UPI·연합
말레이시아 출신 배우 미셸 여(중국명 량쯔충·양자경)이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차지했음에도 일부 말레이시아인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미셸 여가 그동안 말레이시아 정체성을 적극 부각하지 않은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슬람 강경주의자 PU 셰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셸 여의 오스카 수상을 왜 우리가 자랑스러워 해야 하느냐'는 글을 올렸다. 또한 이슬람 신념과 아무 관계가 없는 일로 무슬림들이 기뻐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PU 셰드가 올린 게시물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좋아요' 460개를 받을 정도로 현지 누리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트위터 등 다른 SNS에서도 미셸 여의 오스카 수상 소식에 열광하는 현상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말레이시아 누리꾼은 "미셸 여가 오스카를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이슬람이 금기시하는 동성애를 다룬다"며 "우리는 미셸 여의 영화를 볼 수도 없는데 왜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가 수상 소식에 열광해야 하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미셸 여가 말레이시아(식) 이름으로 활동하지도 않았다, 말레이시아 작품을 알린 적은 없다는 등의 비판글도 SNS을 도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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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트위터에 올라온 미셀 여 오스카 수상 관련 논쟁 글. /출처=말레이시아 트위터 캡쳐
말레이시아 배우 브론트 팔라래도 "미셸 여는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났을 뿐 사실상 홍콩배우나 다름 없다"며 "그녀의 수상을 말레이시아의 승리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셸 여가 1980년대부터 줄곧 홍콩과 할리우드에서만 활동했기에 이번 오스카 수상이 말레이시아와는 이렇다할 관계가 없다는 얘기다. 기자 출신의 키투안체도 "미셸 여는 말레이시아 영화산업 발전을 위해 투자를 한 적도, 기여한 바도 없다"며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주요 매체들은 미셸 여가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자 '말레이시아 여배우의 최초 오스카 수상'이라는 제목을 뽑아 보도했다. 주요 매체들은 이번 수상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자랑, 말레이시아의 승리'라며 미셸 여의 국적을 부각한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대부분의 말레이시아 누리꾼들도 미셸 여의 오스카 수상은 말레이시아의 기쁨이라며 인종, 종교와 관계없이 축하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도 "모든 말레이시아인들이 미셸 여의 수상을 축하한다"며 "이번 수상이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영감을 영감을 줄 것"이라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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