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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 못믿겠다” … ETP로 몰리는 개미들

“공모펀드 못믿겠다” … ETP로 몰리는 개미들

기사승인 2023. 03. 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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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2배 이상 '급증'…올해 첫 100조 돌파
MZ세대, 매매 편의성·신속성에 ETP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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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펀드에 대한 불신이 커진 투자자들이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ETP 상품은 고객이 직접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신규 주식펀드 투자자금 대부분이 ETP로 몰릴 것으로 관측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자산 총액이 100조1454억원으로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들어 2개월 동안에만 11조1425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2021년말 82조7839억원과 비교하면 1년2개월만에 17조원이 더 늘었다. 4년 전인 2019년 59조3052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했다.

ETP는 각종 자산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증권사가 발행하는 상장지수증권(ETN) 둘로 나뉜다. ETP는 목표지수를 추종하도록 설정된 상품을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가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개인 투자자가 주식 펀드 채권 등에 개별 투자할 때 감수할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2002년 출시 당시 3444억원이었던 ETF 순자산은 2012년 10조원을 넘어섰다. 2019년 50조원을 넘어선 후, 지난달말 89조6541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ETN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4년 출시된 ETN은 10년도 채 걸리지 않아 지난달말 10조4913억원을 돌파했다. 상장된 ETP 종목 수도 2019년 644개에서 현재 1040개로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27개, 71조2902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5.8%, 11.2% 늘어났다.

이같은 ETP 성장세는 패시브 투자로의 패러다임 변화,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 등이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퇴직연금 자금의 ETP 시장 유입 등 시장의 기회 요인에 상품 공급자의 노력이 더해져 대표적인 투자처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잇따라 불거진 사모펀드 시장의 비리 문제와 공모펀드의 불편함 등으로 고객이 펀드 대신 직접 투자할 수 있는 ETP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채권 원자재 곡물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ETP의 장점 덕분이기도 하다.

특히 주식시장이 부진한 올해는 채권형 ETF의 인기가 남다르다. 채권형 ETF는 국채나 회사채 같은 채권의 종류나 남은 만기 등 특성이 비슷한 상품을 묶어 만든 것이다. 시장 규모는 올해 2월말 기준 16조4553억원에 달한다. 2020년 7조7772억원에서 2021년 말 9조7011억원, 2022년 말에는 12조원대를 상회하며 3년 동안 111.58% 급성장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채권형 ETF 상품으로 몰리는 건 고금리 환경에 따라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상품을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주식에 비해 안전하다는 인식에다 접근성이 편리하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자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추구하는 매매 편의성과 신속성 등으로 ETP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채권 관련 간접투자 상품이 늘어난 만큼 채권형 ETF 등이 주목받고 있다"며 "고금리, 고물가 시대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ETP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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