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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前 총리 부패 혐의 둘러싸고 정치적 혼란 계속

파키스탄, 前 총리 부패 혐의 둘러싸고 정치적 혼란 계속

기사승인 2023. 03. 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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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칸 전 총리 정당에 무장세력 연계" 정당 불법화 촉구
칸 "現정부 음모" 주장…지지자들과 당국 충돌 계속 이어져
Pakistan Politics <YONHAP NO-4490> (AP)
지난 21일 법원에 출두한 임란 칸 전 총리를 태운 차량을 둘러싸고 지지자들과 경찰이 대립하고 있는 모습./제공=AP·연합
파키스탄에서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총리를 두고 당국과 지지자들 간의 마찰이 이어지며 정치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임란 칸 전 총리가 스스로 법정에 출석했지만 지지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당국이 그의 정당을 불법화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며 정국의 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라나 사나울라 파키스탄 내무부 장관은 의회에 임란 칸 전 총리의 폭력 연루 혐의에 대처할 수 있도록 당국에 권한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리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외국 관리들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들을 불법으로 판매하거나 은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0월 해당 혐의를 인정해 칸 전 총리에 대해 5년간 공직을 박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파키스탄 연방수사국이 수차례 칸 전 총리를 소환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 14일 경찰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지지자 수 백 명이 경찰과 크게 충돌하기도 했다.

사나울라 장관은 최근 충돌로 약 68명의 보안 요원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한 체포된 칸 전 총리의 측근 16명이 테러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칸의 지지자들에 무장 단체 및 테러리스트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이 일으킨 폭력에 대해 "정부에 지침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칸 전 총리의 지지자들 중에 무장세력이 있다며 의회 등에 "칸이 이끌고 있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당을 금지하고 불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칸 전 총리는 지난 18일 수도 이슬라마바드 법정에 자진 출석했다. 당시에도 그의 지지자들이 몰려 경찰과 충돌했고 결국 재판부가 체포영장을 취소하고 현장 심리를 오는 30일로 연기해야 했다. 당국이 칸 전 총리의 정당을 불법화하는 방안을 꺼내들자 전국적으로도 거센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칸 전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은 부패혐의부터 정당 불법화 등이 모두 현 정부의 정치적 보복이자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 스포츠' 크리켓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첫 민간 정부를 수립한 칸 전 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국가경제 악화 등이 겹치며 지난해 4월 낙마했지만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후 지난해 11월 펀자브주(州)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당한 그는 "현 정부가 나를 제거하기 위해 조직한 테러"라는 음모론을 제기했고 경제난이 겹친 파키스탄에서 정부에 대한 반감과 그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홍수 등으로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에서 500만명이 기근 위기에 처해있다며 "군부도 정계도 칸 전 총리를 두고 분열됐다"며 정치적 분열과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칸 전 총리는 정권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 정권은 그에 대한 사법처리를 고수하고 있다. 칸 전 총리는 "재판을 이유로 나를 감옥에 가둬 선거를 이끌지 못하게 하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오는 10월 총선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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