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남욱, ‘내 목숨줄’이라며 ‘현금 전달내역’ 작성 지시”

“남욱, ‘내 목숨줄’이라며 ‘현금 전달내역’ 작성 지시”

기사승인 2023. 03. 30. 14:1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Lee list(Golf)' 작성자 진술…"전달 내역 아닌 것처럼 '골프' 적어"
김용 측 "'목숨줄'인데 왜 액수 틀렸나" 지적…"급하게 작성했다" 대답
정민용에 전달할 때 "이거 약입니다" 발언 인정…"기사 보고 기억나"
법정 향하는 남욱<YONHAP NO-2118>
남욱 씨가 1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뇌물 수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대장동 일당' 남욱 변호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한 내역을 메모로 작성할 것을 지시했다는 남 변호사 측근의 법정 진술이 나왔다. 남 변호사는 메모를 '내 목숨줄'이라 표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이날 열린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공판에서 남 변호사 측근이자 천화동인 4호 이사 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2021년 9월 남 변호사의 지시로 'Lee List(Golf)'라는 제목의 메모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남 변호사가 '내 목숨줄이니까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친 현금 전달 내역을 작성해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제목을 짓게 된 이유로 "제가 이씨라 'Lee'를 붙였고, 현금 내역이 아니라 골프를 친 것처럼 보이게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메모에는 남 변호사가 이씨에게 전달한 돈이 정민용 변호사를 거쳐, 김 전 부원장 측으로 간 내역이 적혀있었다. 검찰이 "적혀 있는 대로 8억4300만원을 건넨 게 맞냐"고 묻자 "8억4700만원인데 당시 잘못 적은 것"이라고 답했다.

김 전 부원장 변호사 측은 반대신문에서 주로 메모의 신빙성에 대한 질문을 했다. 김 전 부원장 측은 "남 변호사가 '목숨줄'이 달렸다고 한 만큼 중요한 일인데, 메모지나 다이어리 기록 없이 예전 일을 어떻게 기억해서 적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이씨는 "메모를 보면 썼다 지웠다한 흔적이 많다"며 "혼자 고심하거나 휴대폰의 흔적을 찾는 등 과정을 통해 날짜를 기억해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부원장 측이 "고심해서 적었다는데, 왜 액수를 틀리게 적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자, 이씨는 "틀리게 작성한 부분을 쓸 때는 급하게 작성하기도 했고, 여러 번 썼다 지웠다 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씨는 정 변호사가 지난 21일 김 전 부원장의 재판에서 "이씨가 2021년 4월 1억원이 든 쇼핑백을 건네며 '형님 이게 약입니다'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서도 사실이 맞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검찰 조사를 받을 땐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정 변호사 증언이 기사로 나온 것을 보고 기억이 났다"며 "남 변호사가 즐겨먹는 약 브랜드의 쇼핑백이고, '이거 현금이 아닙니다'라는 뉘앙스로 그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2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약 2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남 변호사가 돈을 마련해 정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거쳐 김 전 부원장에게 돈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남 변호사의 돈을 정 변호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는데, 이씨가 전달 내역을 기록한 메모지를 검찰에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날 "유 전 본부장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