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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방미 “외부 압력에 굴복 안 해”…中 강경조치 예고에 美 자체 촉구

차이잉원 방미 “외부 압력에 굴복 안 해”…中 강경조치 예고에 美 자체 촉구

기사승인 2023. 03. 3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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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유는 사적이며 흔히 있던 일, 반발 구실 안 돼"
中, 하원의장 회동 경계…고강도 군사훈련 가능성
美 뉴욕 롯데호텔에 도착하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
중앙아메리카 방문에 나선 차이잉원 대만 총통(가운데)이 29일(현지시간) 경유지인 미국 뉴욕 맨해튼의 숙소 롯데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29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했다. 미국 정부는 대만 총통이 중앙아메리카 순방길에 미국을 경유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중국의 공세를 차단했다. 하지만 중국은 차이 총통과 미국 하원의장의 만남을 극도로 경계하며 고강도 군사훈련 등 강경 조치를 시사했다.

차이 총통은 이날 뉴욕에 도착해 대만 교민들의 환영을 받으며 약 48시간의 뉴욕 경유 일정을 시작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 출신자들이 주최하는 연회에서 "대만은 지난 몇 년 동안 위협에 직면했을 때 도발하지도 않지만, 굴복하지도 않을 것임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대만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대만의 가치와 생활방식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차이 총통이 취임 이후 미국을 6번 경유했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경유는 방문이 아니고 사적이며 비공식적인 것"이라며 차이 총통의 방미에 대한 중국의 비난을 반박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은 이번 경유를 대만해협 주변에서의 공격적인 행동을 강화하기 위한 구실로 활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은 30일 저녁 미국 정책연구기관인 허드슨 인스티튜트에서 연설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지만 대만 측은 관례상 구체적인 공식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만 총통의 방미시 미국 최고위급 인사와의 공식적인 만남은 기피돼온 것처럼 미국과 대만 역시 중국의 반응을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차이 총통은 뉴욕을 떠나면 오는 1일 과테말라, 3일 벨리즈를 각각 방문한 뒤 5일 대만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다시 경유한다. 이 때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예정인데 중국은 이 만남에 대해 "반드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위협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출국에 앞서 "외부의 압력은 대만의 의지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라며 매카시 의장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던 중국은 차이 총통이 미국 권력 3위인 하원의장을 만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다시 군사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차이 총통이 매카시 의장을 만날 경우 강화된 형태의 전투 순찰 활동과 군사훈련 등 중국군의 반격 조치가 예상된다는 군사전문가 푸첸사오의 말을 소개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전날 하루 동안 대만 주변 해역에서 중국군 함정 4척을 포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대만군이 대만 주변에서 포착한 중국군 군용기와 군함은 각각 341대와 109척에 이른다.

미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중국에 행동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차이 총통의 경유가 "미국의 오랜 하나의 중국 정책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이에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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