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spa) 없는’ 유성온천문화축제...지역축제로 전락 ‘정체성 상실’

기사승인 2023. 05. 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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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콘텐츠 없어 30년 온천관광특구 사양길
온천축제에 6억원 돈 잔치
유성온천문화축제
유성온천문화축제가 펼쳐지는 두드림공원장 인근 모습./이진희 기자
대전 유성구가 매년 개최하는 유성온천문화축제가 정작 '스파(SPA)' 없는 허울만 좋은 축제로 전락했다. 이름에만 '온천'이 들어가고 관련 관광콘텐츠 개발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정체성 마져 잃어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유성구 등에 따르면 유성온천문화축제는 이날부터 사흘간 계룡스파텔 인근 온천문화공원에서 열린다.

연예인 축하공연과 불꽃놀이, 거리 퍼레이드 등을 비롯해 매년 반복되는 댄스 경연과 물총 스플래시 등도 여느 지역축제와 차별점을 찾아볼 수 없다.

명색이 온천축제인데 온천이라고 불릴만한 건 공원 내 족욕탕 2곳이 전부이며 유성온천 관광특구 전체로 봐도 노후 대중탕과 숙박시설이 고작이다.

축제가 열리는 공원에는 온천행사보다는 봄꽃들이 가득해 '꽃축제'를 연상케 한다. 이를 놓고 일부 관광객들은 온천축제를 빙자한 꽃잔치가 아니냐고 비아냥 거린다.

유성구는 온천축제를 살리겠다고 6억여 원을 투입해 대덕특구, 과학, 젊음, 국방, 온천, 전통 등을 테에마로 한 체험행사 등을 펼쳤다.하지만 대덕특구 홍보관은 한 평 남짓하고 소품·오일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여전히 온천축제와는 거리가 있다.

게다가 행사장 인근 유성푸르지오시티부터 계룡스파텔 구간 700m 도로가 전면 통제되면서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

유성구 봉명동 김 모(33)씨는 "온천축제라지만 족욕장만 있지 딱히 즐길거리가 없다"면서 "매해 반복되는 지역민들의 교통 불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혈세만 낭비하는 한심한 지역축제일 뿐이다"고 말했다.

유성온천은 1994년 설악산, 해운대, 제주, 경주와 함께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당시 한 해 1000만명이 찾은 유성온천은 관광특구 명맥만 유지하다 코로나19를 맞아 방문객이 급감했다.

일각에서는 쉬고 놀고 머무는 등의 점차 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해 결국 유성온천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덕산, 아산 등과 같이 대형 스파 및 워터파크 등 물놀이 시설이 전무해 타 시·도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음을 아쉬워한다.

온천특구 내 호텔은 줄줄이 휴·폐업에 들어갔다.

최근 리베라호텔과 아드리아호텔이 문을 닫았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인터시티호텔도 재단장을 이유로 휴업 중이다.

폐업한 호텔 부지에는 온천 특구의 정체성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시설이 아닌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구 관계자는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해 온천지구 조성사업에 260억 원을 투입, 온천수체험관과 온천박물관 등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매년 한 차례 개최하는 온천축제를 온천·재즈·국화·크리스마스 등 계절별 4회로 나눠 개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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