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폭스콘 통해 인도서 에어팟 생산…탈중국 전략 가속도

대만 폭스콘, 텔랑가나주에 6700억원 규모 새 공장

사진=애플 웹페이지 캡처.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중국에서 한 발씩 멀어지고 있다. 애플은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을 통해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을 처음으로 인도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자사 제품의 생산과 판매 양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애플의 탈중국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인도 텔랑가나주의 칼바쿤틀라 타라카 라마 라오 정보통신 장관은 15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대만 폭스콘이 콩가라 칼란 시에 5억 달러(약 6700억원)를 투자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폭스콘은 이 공장에서 USB-C 방식으로 바뀌는 신형 에어팟 모델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애플로부터 에어팟 물량을 수주한 폭스콘은 올 하반기부터 공장 건설을 시작해 이르면 내년 말쯤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에어팟은 수익이 크지 않지만 애플의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 의존도에 대한 애플과 폭스콘의 고민이 맞아떨어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폭스콘은 이번 공장 외에도 인도에서 스마트폰과 전기차, 반도체 등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국 공장의 파업과 봉쇄 조치 등 불확실성을 확인하면서 탈중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도와 베트남 등이 대안으로 꼽히는 가운데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7년만에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리 총리에게 대(對)인도 투자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9월부터 새 모델 아이폰 14를 인도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MAC) 컴퓨터 등의 인도 생산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디아타임즈는 최근 맥 판매량이 줄었고 아이패드의 인도 생산이 한 차례 무산됐던 점을 들어 당장의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애플은 아이패드와 애플워치 생산의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의 주요 위탁업체가 BYD(비야디), 럭스셰어(입신정밀) 등 중국 업체라는 점에서 진정한 탈중국에 대한 고민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