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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기한 재깍재깍…11번가, 어찌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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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승인 : 2023. 05. 22. 16:52

IPO 시한 9월 말…상장예비심사 절차도 아직
증시 시장상황 좋지 않아 매각 가능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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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9월까지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해선 상장예비심사에 돌입해야 하는데 움직임이 없다.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은 지난해 주관사 선정에서 멈춰 있다. "계획대로 IPO를 추진하겠다"라고 하지만 이커머스 대어로 꼽혔던 컬리와 오아시스가마저 상장을 철회한 상황이라 과연 11번가가 IPO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시장에서 매각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 이유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번가는 올 1분기 매출 2163억원, 영업손실 3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해 54.5%나 오르며 처음으로 분기 2000억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손실은 70억원 더 커졌다.

오는 9월까지 IPO 숙제를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1515억원의 적자에다 올 1분기부터 318억원 적자로 손실액이 커지면서 IPO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그렇다고 IPO를 포기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11번가는 오는 9월까지 재무적투자자(FI)에게 돌려줘야 할 투자금만 5000억원이다.

2018년 11번가는 국민연금,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으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으며 5년 안에 상장을 약속했다. 그 기한이 오는 9월이다. 약속한 기한까지 상장하지 않으면 FI는 보유지분을 거둬들이는 콜옵션(매수 청구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양쪽 모두 손해다. 지난해 말 기준 11번가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945억원으로 투자 원금 회수마저 어렵다. 11번가로서는 경영권을 헐값에 잃을 수 있다.

극적으로 IPO 연기에 관해 FI와 합의에 도출한다면 어느 정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빠른 엑시트를 원하는 FI로서는 점점 시장에서의 가치가 떨어지는 11번가에 기회를 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11번가는 그런 의미로 매각 카드가 절실하다. 모기업이자 최대주주(80.26%)인 SK스퀘어도 지난해까지 '매각 불가'란 입장이었지만 최근 '다른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마디로 또 다른 투자자를 찾는 M&A다.

투자업계(IB)에 따르면 SK스퀘어는 물밑으로 매수자 찾기에 나서고 있다. 몸값도 2018년 평가받던 2조700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매수자가 쉽게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시장 판도가 네이버·SSG닷컴·쿠팡 등 3강으로 굳혀진 상황에서 11번가의 미래가치가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매출이 계속해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올 초부터 강화하고 있는 신선밥상(신선식품)·우아럭스(명품)·리퍼블리(중고 리퍼) 등 전문몰로 월간 활성화수(MAU)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11번가는 투자를 통한 수익을 노리는 사모펀드보다는 이커머스가 약한 유통기업에 인수돼 상호 시너지를 키우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성공을 낙담할 수 없는 IPO보다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매수자를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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